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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늘어도 실질소득 확 줄었다…17년만에 최대폭 감소

SBS Biz 이한나
입력2023.08.24 14:14
수정2023.08.24 16:35

[지난 21일 점심시간 서울의 한 식당가. (사진=연합뉴스)]

올해 2분기 가계 소득은 줄어들고 지출은 이자 비용을 중심으로 늘었습니다.

가계 여윳돈을 뜻하는 흑자액은 13.8% 감소하며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통계청이 오늘(24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 3천 원으로 1년 전보다 0.8% 감소했습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줄어든 건 2021년 2분기(-0.7%) 이후 2년 만입니다.

특히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득은 3.9% 줄면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소득 항목별로 보면 근로 소득은 4.9% 늘었고, 재산소득은 21.8%, 사업소득은 0.1% 증가했습니다.

정부 지원금이나 공적 연금, 가구간 소득 이전 등을 포함하는 이전소득은 1년 전보다 19.6%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등 정부 지원 효과가 사라지면서 공적이득소득이 26.4%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가계 지출은 365만 2천 원으로, 소비지출(2.7%)과 비소비지출(8.3%)이 모두 증가하면서 1년 전보다 4.1% 늘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오락·문화(14.0%), 음식·숙박(6.0%), 주거·수도·광열(7.4%) 등에서 지출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오락·문화 지출은 20만 1천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국내·외 여행 등 단체여행비 지출이 235% 크게 늘었습니다.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1만 8천 원으로 7.4% 늘었는데, 전기와 도시가스 등 주거용 연료비 지출이 12% 증가했습니다.

반면 보건(-6.5%), 가정용품·가사서비스(-2.8%), 의류·신발(-1.8%) 등에서는 지출이 줄었습니다.

통계청은 “코로나 시기가 끝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국내 단체 여행비와 해외여행비가 모두 늘었고, 전기·가스비 인상이 반영되며 연료비 지출도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며 가계 지출 증가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지난 5월 30일 서울 시내 한 매장에 재난지원금 사용가능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소비지출은 96만 2천 원으로 1년 전보다 8.3% 늘었습니다.

특히 고금리 영향으로 이자 비용이 42.4% 늘었고, 일시적으로 자동차 취·등록세가 늘어나면서 비경상 조세도 95% 늘었습니다.

실질소득이 줄어들고 지출도 늘면서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 흑자액은 전년 대비 13.8% 줄었습니다.

역대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가계 흑자율은 29.8%로 1년 전보다 3.8% 포인트 하락하면서, 2022년 3분기(29.8%) 이후 3분기 만에 다시 30%를 밑돌았습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상대적 저소득 가구인 1분위 가구와 2분위, 3분위에서는 근로소득이 전년보다 줄었고 상대적 고소득 가구인 4, 5분위는 사업소득이 감소했습니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15.8% 줄며 감소세가 두드러졌고, 2분위는 12.2%, 3분위는 3.9% 감소했습니다.

4분위 가구의 사업소득은 1년 전보다 11.1% 감소했고, 5분위 가구는 8.6% 감소했습니다.

통계청은 “지난해 지급됐던 자영업 손실보상 효과가 사라지면서 고소득 분위에 포함됐던 자영업자 가구가 하위 분위로 이동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 가구 비율은 23%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한편 상위 20%의 평균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소득 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가늠하는 5분위 배율(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올해 2분기 5.34배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보다 0.26배 포인트 하락해 소득 격차는 더 좁혀졌습니다.

통계청은 “상위 분위의 가구소득이 줄면서 하위 분위와의 소득 격차가 줄어들었고 기저효과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표 개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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