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310명 떼먹은 돈만 1조3천억…혈세로 메운다
SBS Biz 정보윤
입력2023.08.23 07:56
수정2023.08.23 16:12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돌려주지 않은 '악성 임대인' 310명이 떼먹은 돈이 1조 3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당 42억 원꼴입니다.
이들 중 상위 10명을 대신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갚아준 돈만 5천억 원 수준입니다.
오늘(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HUG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HUG의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악성 임대인)는 올해 4월 말 기준 310명으로, 4개월 만에 77명(33%)이 늘었습니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을 운용하는 HUG는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일종의 '블랙리스트'인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33명이 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불과 4개월 만에 300명대로 늘어난 악성 임대인 대신 HUG가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대위변제액)은 총 1조 3천81억 원입니다.
악성 임대인 상위 10명에 대한 대위변제액 규모는 5천38억 원으로, 전체의 38.5%를 차지했습니다.
이들 10명에게 피해를 본 세대는 2천370세대로 집계됐습니다.
최악의 악성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377세대에 HUG는 820억 원을 대신 갚아줬습니다.
대위변제액 기준 2위 악성 임대인은 410세대의 보증금을 떼먹어 HUG가 783억 원을 내어줬습니다.
3위 임대인은 248세대에 보증금 586억 원을 돌려주지 않았고, 4위 대위변제액은 580억 원(286세대), 5위는 546억 원(233세대)이었습니다.
다음 달 29일 개정 주택도시기금법이 시행되면 이들 악성 임대인의 이름이 공개됩니다.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 임대인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거쳐야 하므로 실제 명단 공개 시기는 올 연말쯤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맹성규 의원은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시행을 앞둔 만큼 법 시행에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충분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며 "HUG 전세 보증보험 가입 주택뿐 아니라 전세시장 전체의 악성 임대인이 공개되도록 해 전세사기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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