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빅테크에 대응한다더니…오픈페이 출시 8개월째 '지지부진'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8.22 16:46
수정2023.08.22 16:53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 '오픈페이'가 출시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간편결제 시장 내 영향은 미미한 분위기입니다 삼성페이를 비롯해 여러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오픈페이 서비스에 참여하는 카드사는 모두 4곳입니다. 신한·KB국민·롯데·하나카드가 자체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에서 오픈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BC카드는 이달 안에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고 우리·NH농협카드는 연내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픈페이는 하나의 카드사 앱에서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에 이어 애플페이까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공동으로 나선 것입니다. 별도 앱 설치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카드사의 페이앱에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늦어도 올해 안으로는 모두 7개 카드사가 오픈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셈이지만 업계 내에선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각각 기기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이고,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빅테크의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것"이라며 "서비스 이용 절차나 구조만 비교하더라도 카드사의 방식과는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는 지문인식 등 기기 사용자의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앱에 접속한 뒤 바코드나 QR코드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오픈페이는 카드사 앱에 들어가 간편결제가 이뤄지기까지 1~2가지 절차를 더 거쳐야 해 구동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긴 편입니다.

또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들은 온라인 결제도 가능한 반면 오픈페이는 오프라인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힙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카드사 앱에는 카드 발급신청이나 이용내역 조회 등 기존 서비스들이 그대로 탑재된 상태"라며 "소비자 입장에선 굳이 단 하나의 카드사 앱만 사용할 유인이 적어 오픈페이 활성화도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초 오픈페이가 본격 출시되기 전,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참여사 수보단 구조적 한계로 인해 서비스가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사들이 연합해 만든 서비스이다 보니 사실상 주인이 없어 서비스 활성화, 성패 여부가 각 카드사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간편결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향후 시장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카드사마다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나 콘텐츠를 제공해 앱을 더 많이,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카드사들이 서로 시너지를 낼 방법을 고민하지 않으면 서비스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오정인다른기사
김창기 국세청장 "미래전략산업, 경영 전념토록 세정 지원"
두 번 연속 빠질까…내달 美 '환율관찰대상국' 제외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