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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리포트 내지 마"…기업 압박에 고개 숙인 SK증권?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8.18 11:15
수정2023.08.18 14:58

[앵커]

증권사의 기업 분석 리포트는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한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선 자율성과 독립성이 그만큼 보장돼야 하는데요.

그런데, 한 제약회사가 이 리포트를 만드는 증권사에 특정 기업의 리포트를 작성하지 말라고 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슬기 기자, 어디서 이런 의혹이 불거졌죠?

[기자]

SK증권에서 불거진 의혹입니다.

중견 제약사인 대웅제약이 최근 SK증권을 만나 경쟁사인 메디톡스에 대한 기업분석 리포트를 작성하지 말라고 압박했단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SK증권이 자사 애널리스트에게 이런 입장을 전달해 메디톡스 관련 리포트를 내지 말라고 지시했단 건데요.

문제는 리포트 작성 금지 압박 의혹이 제기된 시점이 2분기 실적 시즌이란 점입니다. 

메디톡스의 올 상반기 실적 관련 분석 보고서는 내부 사정 등을 이유로 결국 발간이 무산됐습니다.

앞서 이런 의혹에 금융감독원이 이번 주 초 SK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애널리스트를 불러 확인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관계자는 "이번 논란이 불거진 배경과 압박이 있었는지 여부를 물었다"며 "리서치센터 관계자를 만나 사실관계를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의혹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증권사 리서치센터 독립성과 직결된 문제이자 투자자들이 많이 참고하는 투자 판단 기준을 없앤 행위로 볼 수 있어서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압박의 주체가 대주주라면 자본시장법상 처벌이 가능한데, 임직원 압박 행위에 대한 처벌 관련 규정은 현재 두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모범규준 형태로 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자율규제라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금감원은 SK증권과 대웅제약 간 불공정 거래 여부 등을 조사중인 만큼 내부 검토를 거쳐 현장검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입니다.

SBS Biz 조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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