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불참한 하루인베스트 회생심문…"채권자는 '해외법인'" 주장
SBS Biz 김동필
입력2023.08.17 18:05
수정2023.08.17 18:13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고수익을 내주겠다며 가상자산 투자를 받아온 하루인베스트가 돌연 출금 서비스를 중단한 지 2달이 지난 가운데, 투자자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열린 하루인베스트의 회생 절차 심문이 오늘(17일)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투자자 공지를 통해 출석을 예고했던 이형수(Hugo Lee) 하루인베스트 대표가 불참하면서 실질적인 심문은 내달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회생 심문에는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에이프로, 피해 투자자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등이 참석했습니다.
앞서 하루인베스트 투자자 100여 명은 법원에 하루인베스트 코리아의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한 바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하루인베스트 측은 회생의 당사자인 채무자가 버진아일랜드 등에 있는 다른 법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인베스트는 싱가포르 등 해외에도 법인이 있습니다. 회생절차 당사자가 명확하지 않자 피해 투자자 측은 하루인베스트 모회사 블록크래프터스와 싱가포르 법인 하루 매니지먼트의 회생 절차도 함께 신청했습니다. 이날도 실질적인 채무자는 한국에 있는 하루인베스트 코리아라는 취지로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 측 주장이 엇갈리자 재판부는 다음 심문기일을 오는 9월 7일로 잡고, 이날까지 채무자를 특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측은 "추적이 어려운 해외법인과 피해 투자자가 계약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라면서 "이형수 대표가 대리인을 통해 페이퍼컴퍼니 등에 책임을 돌리는 법률적 주장을 하는 건,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제대로 된 대응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탄원서 등도 수사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추적이 어려운 해외 법인이 채무자라면서 시간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하루인베스트가 지난 6월 돌연 출금을 막으면서 시작됐습니다. 하루인베스트는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 성격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했습니다.
하루인베스트는 출금 중단 사유를 "위탁운영업체인 B&S홀딩스에서 허위정보로 사기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라면서 "형사 고소를 제기했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입출금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B&S홀딩스가 숨긴 허위사실이나, 손실 등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선 하루인베스트 측은 두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답답해 하던 피해 투자자 쪽에서 형사고소와 함께 회생신청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가자 하루인베스트도 공지를 내놓았습니다.
다만 지난달 5일과 18일로 잡혔던 회생 심문에 잇따라 불참하자 피해 투자자의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이에 하루인베스트는 지난달 31일 대리인은 선임하고, 피해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공지를 통해 오늘 열릴 심문에는 출석해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이 대표는 불출석했습니다.
하루인베스트와 함께 출금을 중단한 델리오도 회생 심문이 진행 중입니다. 법적 절차가 진행되자 델리오는 '비용'문제를 들면서 지난 11일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을 모두 닫았습니다.
델리오에 대한 다음 심문은 오는 31일 예정돼 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최근 출범한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 1호사건으로 수사 중입니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고이율의 이자를 가상자산으로 돌려주겠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돌려막기식 '폰지 사기'를 벌인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 등 절차에 따라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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