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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데이터센터 확대…관건은 전기료·주민 불안감

SBS Biz 이민후
입력2023.08.17 11:11
수정2023.08.17 17:37

[올해 이사회 중요의결사항 중(자료=LG유플러스 반기보고서)]

LG유플러스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확대합니다. 최근 IDC가 수도권 쏠림 현상에 따른 전기요금이 인상되고 거주민들의 신종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등의 난관이 변수로 남았습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14일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에 'IDC 신규부지 매입 계획 보고'가 안건으로 올라왔습니다. 사실상 새로운 IDC를 짓기 위한 토지 매입 절차에 나선 겁니다.

IDC사업은 대용량의 인터넷 접속 설비와 전산설비를 사전에 구축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업으로 전산실, 네트워크, 서버, 기타 인터넷 관련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LG유플러스의 올해 2분기 실적 중 기업인프라(B2B) 부문에서 IDC 매출은 798억원으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매 분기마다 10% 이상씩 성장해 올해 2분기에는 15.5% 성장했습니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은 지난 8일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약 600억원 정도 규모인 B2B 신사업 매출을 올해 1천2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 시키고, 2025년까지 약 4배 정도되는 2천400억원까지 성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LG유플러스가 전기차 충전·커넥티드 카 사업으로 B2B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와중 마중물로 IDC 사업을 키우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수도권에 평촌, 논현, 상암, 가산, 서초 2곳을 보유하고 비수도권 7곳 등 총 13곳에 IDC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는 평촌에 하이퍼스케일급 평촌메가센터를 지은 이후 오는 9월에는 안양 지역 평촌2센터를 완공할 예정입니다.

LG유플러스는 새로 짓는 IDC와 관련해 "여러가지 후보군을 보고있는 단계"라며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도권에 쏠린 '전기 먹는 하마'…요금 부담↑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LG유플러스 평촌2센터 IDC(사진=LG유플러스)]
IDC 확장을 통해 매출을 견인한다는 LG유플러스 등 IDC 사업자들의 전략의 발목을 잡는 건 수요의 딜레마입니다.

IDC는 한 곳당 평균 연간 전력사용량 25GWh(기가와트시)로, 4인 가구 6000세대만큼 전기를 소모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립니다. IDC는 서버를 24시간 가동해야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에는 데이터센터 147곳이 있는데 지난 5월 가정용과 산업용, 농업용 전기요금이 모두 ㎾h(킬로와트시)당 8원 올랐습니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연평균 2억원쯤을 더 부담하게 될 전망입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에서 비용주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전기요금은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수용성 측면에서 주택용 전기요금보다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추가로 올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국에 구축된 IDC 가운데 약 60%가, 2029년까지 신설 계획인 센터의 약 86%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부는 '데이터센터 공급 특례'라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수도권에 쏠린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촉진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지방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에는 전기 시설부담금 50% 감면 등 유인책이 지난 6월 시행됐습니다. 동시에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도 지난 5월 통과되면서 내년부터는 수도권의 전기요금은 더 오를 전망입니다. 

문제는 통신사의 IDC는 코로케이션으로 분류돼 수도권에 지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코로케이션은 설치 비용이 적게 들고 큰 규모의 데이터량을 수용할 수 있지만 인간의 주기적인 노동·관리가 필요하다는 점 특징입니다. 고객사와 IDC 사업자 모두 접근하기 편한 IDC의 위치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나연묵 단국대 SW융합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고품질 전력, 안정된 통신망, 지리적 안정성은 데이터센터의 좋은 입지 조건이었다"며 "다만, 원자력 탈피 정책으로 전력이 부족해지면서 사업자들의 전기요금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IDC 사업자 입장에선 전기료가 부담돼 지방에 짓잖니 수요가 없고 수도권에 만들자니 전기료가 부담되는 상황입니다.

전자파·소음공해에 주민 반발
사업자들이 거주민들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것도 IDC 신규 건립의 중요한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IDC가 신종 기피시설로 인식돼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특고압선에서 전자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소음·진동·분진·냉각수 피해를 문제로 지목했습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현재 준공 중인 평촌2센터 IDC를 두고 지난해부터 특고압선을 두고 주민들의 반발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안양 특고압선 반대모임은 LG유플러스의 IDC 운영을 위한 특고압선 매설을 두고 반발했습니다. 시민들은 지중화된 특고압선의 매설 깊이가 얕아 전자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동시에 공사 기간 동안 발생한 소음, 미흡한 안내도 주민들의 불안을 키웠습니다.

김정아 안양 특고압선 반대모임 대표는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 착공 과정에서 거주민들과의 소통이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며 "데이터사업자가 거주민들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근 LG유플러스가 평촌2센터 부근에 매설한 초고압선 구간 7km에 차폐판(전자파 차단막)을 설치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시민들과의 갈등은 일단락됐습니다.

현재 IDC는 평촌뿐만 아니라 부평, 용인, 양주, 김포, 평택 등에서도 잇따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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