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中 몽니에 '털썩'…타워세미컨덕터 인수 포기
SBS Biz 임선우
입력2023.08.17 04:18
수정2023.08.17 10:33
인텔이 결국 이스라엘 파운드리업체 타워세미컨덕터 인수를 접었습니다.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놓은 비장의 카드였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내지 못하며 손을 뗐습니다.
현지시간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타워 인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2월 54억 달러(약 7조 2천억 원)에 타워를 인수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당시 주요 국가 승인에 1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계약 기한을 올해 2월15일로 설정했는데, 유독 중국 시장 규제 관리국(SAMR)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합병 기한을 두 차례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중국 당국은 꿈적도 하지 않았고, 결국 인텔은 3억 5천300만 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하며 합병 계약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타워의 시장 점유율 1.3%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고, 이스라엘과 미국, 일본 등에 제조 공장을 두고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는 데다, 비록 점유율 7위이긴 하지만 바로 위 중국 SMIC와 화홍 등이 자리하고 있어 자국 파운드리에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중국 입장에선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텔의 타워 인수가 무산되면서 향후 반도체 업계에서 굵직한 M&A를 보기 힘들 거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타워 인수 실패로 인텔의 ‘파운드리 드라이브’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2년 전 별도 조직을 설립해 성장 가능성이 큰 반도체를 집중 공략했지만, 중국의 몽니에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습니다.
앞서 엔비디아 역시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 기업인 ARM을 인수하려 했지만, 반독점 규제 승인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도 M&A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업계는 “반독점 규제는 그야말로 시장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영향력을 평가해야 하지만 자국 반도체 산업에 어떤 영향력을 줄지가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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