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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 아니네'…늘어난 노인인구에 보편수당 없앤 '이 나라'

SBS Biz 신다미
입력2023.08.16 17:55
수정2023.08.17 09:05


태국 정부가 노인 인구에 일괄적으로 지급하던 복지 수당을 폐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16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정부는 소득이 없거나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부족한 노인만 수당을 받는 새로운 규정을 11일 왕실 관보를 통해 밝혔습니다.

기존에는 지방자치단체가 60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나이에 따라 매월 600∼1천 밧(약 2만 3천∼3만 8천 원)을 지급했습니다.

새 규정은 12일부터 즉각 실시됐지만, 잠정 조항으로 기존에 수당을 받던 인구는 제외하고 신규 신청자부터 적용됩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생활에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며 "정부는 얼마나 많은 예산을 쓸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빈곤층 노인 인구가 약 400만 명에 달하며, 제한된 예산으로 이들을 먼저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노인 수당 수급 요건 변경에 정치권 등에서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은 "누구나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복지 정책을 바꾸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로, 새 정부가 출범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진당은 지난 총선에서 모든 노인에게 매월 3천 밧(약 11만 3천 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신뢰하기 어려운 비효율적 기준으로 소득 집단을 분류하고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며 차기 정부에 과제를 넘겨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비판 여론이 일자 정부는 보편 수당 지급이 국가 재정에 지나치게 큰 부담을 준다며 제도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쭈띠 끄라이륵 사회발전인간안보부 장관은 "기준이 수정되지 않으면 정부는 2025년부터 매년 노인 수당으로 1천억 밧(약 3조 8천억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라차다 타나디렉 정부 부대변인도 "태국은 노인 인구 급증으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며 "예산 문제를 고려해 가능한 한 현명하게 예산을 사용하며 모든 연령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방어에 나섰습니다.

태국은 출산율이 떨어지며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간 신생아 수는 2019년 60만 명, 2020년 58만 명, 2021년 54만 명 등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50만 2천여 명으로 71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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