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中법인 줄청산…형님 주춤하니 '휘청'
SBS Biz 김완진
입력2023.08.16 11:36
수정2023.08.16 16:29
오늘(16일) 현대제철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중국 현지 기업과 충칭 법인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베이징, 충칭 법인 자산 규모는 825억여 원으로, 현대제철은 이들 법인은 매각 예정 자산으로 공시했습니다. 매각 실사에 들어간 가운데, 부동산과 지분 등 관련 구체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법인들은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을 재단해 중국 공장에 공급해주는 전진기지 같은 곳들인데,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가 둔화하면서 현대제철도 중국 내 중복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사드 보복 연쇄 직격탄에 적자 수렁
두 법인은 국내에서 들여온 강판을 재가공해 현대차와 기아의 베이징, 충칭 공장에 납품하기 위해 각각 2002년, 2015년에 설립됐습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가 한한령 등 우리 기업을 향한 보복을 본격화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 판매가 가파르게 줄었고, 완성차 의존도가 높은 현대제철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6년보다 76% 가까이, 같은 기간 기아 중국 법인 매출도 80% 넘게 꺾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제철 충칭 법인은 2015년 설립 첫해만 21억 원 흑자를 낸 다음 바로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156억 원 적자를 보기도 했습니다.
앞서 현대제철은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베이징 법인 지분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825억 원 가량 주식 전액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하고, 충칭 법인은 약 179억 원 지분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한 바 있습니다.
손상차손은 유형자산에서 기업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장부상 금액보다 적을 때 그 차액을 회계장부에 손실로 반영하는 것인데, 현대제철은 "중국 내 자동차 업계의 실적 악화로 종속기업 (충칭 법인) 투자주식에 중요한 손상징후가 발견됨에 따라 손상평가를 수행했고, 장부금액이 회수가능액을 초과해 주식 전액을 전기 중 종속기업 투자주식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형님' 현기차 주춤에 '동생' 제철도 휘청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판매량 급감은 현대제철의 중국 사업 난항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중국 판매 대수는 약 33만 대로, 시장 점유율 1.6%을 기록했습니다. 2016년 7.7%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입니다.
지난해 현대제철 중국 법인들의 총 영업손실은 약 282억 원으로, 올해 1분기 텐진 법인은 423억 매출, 65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1년 2분기에 장쑤성 비철강 제조업체 '장수 현대 스페셜 스틸' 지분 90%를 매각하면서, 중국 법인 통폐합 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을 낳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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