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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시한폭탄' 터지나…비구이위안發 부동산 위기 확산

SBS Biz 임선우
입력2023.08.14 04:04
수정2023.08.14 07:12

중국 부동산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앞서 시장을 흔들었던 헝다그룹에 이어 최대 부동산 개발사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과 완다의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중국 경제가 거품 붕괴와 함께 장기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14일부터 비구이위안의 11개 위안화 채권 약 56억 위안(약 1조원) 어치의 거래가 중단된다고 전했습니다.

올 초 80~90센트였던 비구이위안 채권값은 지난 11일 8센트 아래로 떨어지며 10분의 1 토막난 상태로, 채권시장의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한 긴급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신규 주택 판매 1위를 달리던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가 된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2천250만 달러)를 갚지 못하는 유동성 위기에 빠졌습니다.

일단 30일간 이자 지급 유예를 적용받았는데, 그 이후에도 갚지 못하면 디폴트가 선언됩니다.

비구이위안의 전체 빚은 1조4천300억위안(약 263조원) 규모입니다. 2021년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그룹의 부채는 2조위안(약 368조원)이었다. 두 회사 부채만 합쳐도 올해 우리나라 예산(638조원)에 맞먹습니다.

헝다에서 시작된 도미도 디폴트 공포는 지난달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상업관리집단 디폴트 위기로 재점화됐고, 비구이위안까지 휘청이며 현실이 됐습니다.

비구이위안이 중국에서 벌인 건설 프로젝트는 3천여 건으로 헝다(약 700건)의 4배 이상입니다.

블룸버그는 “(비구이위안의) 어떠한 디폴트도 헝다 때보다 중국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 미·중 갈등과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 하락)으로 침체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각종 금융 지원책 등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내고 있지만,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산업화, 인구 유입, 부동산 수요 확대’의 선순환이 이미 깨졌고, 헝다 사태 이후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 정책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중국 정부가 더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지 못하면 부동산 위기를 진정시키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지방 정부가 빚더미에 앉아 있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기존 'B1'에서 'Caa1'으로 7단계 낮췄습니다.

이같은 중국 경제 상황은 세계 경제에도 적신호로 해석됩니다.

BCA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국은 전 세계 경제 성장의 약 40%를 담당했습니다. 미국은 22%, 유로존 20개국은 9%에 그쳤습니다.

맥쿼리의 중국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래리 후는 “중국의 경기 후퇴는 글로벌 경제 전망에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은 세계 1위 상품 소비국이기 때문에 그 영향은 아주 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경제 문제를 언급하면서 ‘시한폭탄(time bomb)’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실제로 세계 경제에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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