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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만원 싸게 팔아요"…마피 눈물의 오피스텔 속출

SBS Biz 오수영
입력2023.08.11 18:12
수정2023.08.12 20:34

지난 2020~2021년 아파트값 폭등기 때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 받았던 오피스텔이 최근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즉 분양가보다 싸진 매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한 오피스텔 전용면적 42㎡는 분양가 5억5830만원보다 8030만원 저렴해진 4억7800만원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 입주를 앞둔 청량리역 인근 또 다른 오피스텔도 3년 전 분양 당시 '완판' 됐었는데도 최근 매물이 다량 나왔습니다.

오는 10월 준공을 앞둔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오피스텔은 '마피' 5천만원을 내건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선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인 오피스텔에서마저 마피 매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는 마피 2천만원은 기본이고,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은 오피스텔은 분양가보다 5천만원 싼 매물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가격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아파트와는 달리 오피스텔만 값이 떨어지고 거래도 얼어붙은 이유는 규제는 그대로인데 혜택은 못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아파트 등 주택 소유자들에겐 세금과 대출 등 규제를 완화해줬지만,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닌 '건축법' 적용을 받는 건물입니다.

오피스텔도 주거용으로 신고할 경우 세법상 주택 수에 가산되고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도 적용받게 되지만, 취득세는 업무시설 수준인 4.6%를 그대로 내야 하고 특례보금자리론 등 주택 지원 사업 대상에서 배제됩니다.

이에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최근 국회와 정부 등에 '오피스텔 차별을 없애 달라'는 요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또 "전입 신고된 오피스텔을 주택 수 합산에서 제외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오는 26일까지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오피스텔을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여러 현안이 엉켜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결론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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