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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예금보다 쏠쏠"…달러 MMF, 법인자금 1조 '싹쓸이'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8.11 12:31
수정2023.08.11 15:28


외화예금보다 높은 이자율로 달러화에 단기 투자가 가능한 금융상품인 외화 머니마켓펀드(MMF)가 법인들의 단기 외화 투자처로 최근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MMF는 원화로만 운용이 가능한 상품이었지만 금융당국이 지난해 8월 자산운용업계 경쟁력 제고와 수출기업 외화 운용 지원을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고쳐 외화로도 운용할 수 있게 되자 수출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외화표시 MMF 편입 투자 상품 관련 조항이 들어간 금융투자업규정 일부 개정 고시안을 의결한 이후 시중에 출시된 외화 표시 자산에 투자하는 법인용 달러 MMF 상품에 최근 한 달 새 1조 원 넘는 달러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6개 운용사가 지난달 중순부터 출시한 달러 MMF 상품의 전체 설정액 규모는 1조860억4600만 원으로, 삼성자산운용이 7천억 원 넘는 법인 달러 자금을 끌어모아 1위를 차지했고 한투운용(985억원), IBK자산운용(904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815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MMF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채권과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초단기 자금을 맡겨둬도 일반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달러 MMF는 이러한 기존 MMF 상품의 특징을 반영해 달러로 결제 대금을 받는 수출 기업과 달러에 단기 투자하려는 개인들을 겨냥한 단기 달러 운용 상품입니다. 

현재까지 출시된 미 달러 MMF의 경우 주로 만기 1년 이하 초단기 국채(T-bill) 등에 투자해 안정성을 우선으로 하면서 달러 CP와 CD 등에 투자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운용업계는 달러 자금 운용 수요가 높은 법인용 달러 MMF 상품을 우선 내놓은 뒤 시장 반응을 보고 내놓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시장의 높은 수요를 확인하고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앞서 달러 MMF 상품을 출시한 6개 운용사에 이어 한화자산운용이 이달 말 법인용 달러 MMF 상품인 '한화 미달러화 법인 MMF' 출시를 앞두고 있을 뿐 아니라 9개 운용사가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외화 MMF가 도입되면 그동안 달러를 은행 계좌에 넣어놨던 법인들이 이 상품에 투자할 것이란 예상이 적중했다"며 "MMF의 수익률을 결정할 채권 시장 금리가 높게 유지되고 있어 외화 MMF의 수익률이 외화예금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당장 원화 MMF 시장 만큼 외화 MMF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지 않더라도 틈새 시장으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법인의 외화예금 수요를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법인용 외화 MMF에 이어 개인용 외화 MMF를 출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모두 마련된 만큼 운용사들이 개인용 외화 MMF 상품을 향후 출시하면 외화 투자자들의 선택지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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