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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대구은행…고객 몰래 1천여 건 계좌개설

SBS Biz 오서영
입력2023.08.10 17:45
수정2023.08.10 21:16

[앵커]

은행권 금융사고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의 동의도 없이 무더기로 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무려 1천 개가 넘습니다.

불과 일주일 사이 횡령과 미공개정보 이용 등의 금융 사고가 터져나오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6월 말, 대구은행 한 지점에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고객 A씨가 자신은 동의한 적이 없는 계좌가 만들어졌다고 알려온 겁니다.

은행 측이 알아보니, A씨처럼 몰래 만들어진 계좌가 1천여 개에 달했습니다.

관련 직원들은 지점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증권 연계계좌 개설을 요청했고, 이에 동의한 고객들이 신청서를 작성하면, 이를 복사하고 수정해서 다른 증권 계좌도 만들었습니다.

특히 고객들이 알지 못하도록 전화번호까지 바꾸면서 알림을 차단했습니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사문서위조도 정말 분명하고,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는 명백하죠. 모든 금융계좌는 실제 소유자 명의로 개설되고 유지돼야 하는데 계좌 소유자가 모르는 상태에서 계좌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침해되는 법 이익 정도가 굉장히 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계좌 실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 법 위반인 걸 알면서도 직원들이 몰래 계좌를 만든다는 건 실적 압박감이 법 위반보다 더 큰 거죠. 1천여 개 정도라면 한두 개 실수한 게 아니라 구조적인 실적 압박에 따른 고객 동의 없는 계좌 남발로 보입니다.]

대구은행은 내부 감사로 사실을 확인한 뒤, 영업점에 '불건전 영업행위 예방 공문'만 보내고 한 달이 넘도록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알게 된 금감원은 어제(9일)서야 긴급 검사에 나서면서 위법행위에 대해 엄정 조치할 예정이고, 곧바로 보고하지 않은 것도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은 의도적인 지연이나 은폐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금감원 검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SBS Biz 오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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