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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조여오는 수사망…키움증권 김익래 일가 오너리스크 재부각

SBS Biz 김동필
입력2023.08.10 13:02
수정2023.08.10 15:34

[앵커] 

지난 4월 26일. 우리 주식시장을 당황스럽게 했던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있었죠. 

당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폭락 직전에 하한가 종목이던 다우데이타 지분을 시간 외 매매로 처분하면서 논란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김 전 회장의 친형도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한 검찰의 수사망도 좁혀지면서 키움증권의 오너 리스크가 다시 점화하는 모습입니다. 

자세한 소식 금융2부 김동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동필 기자, 좀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키움증권의 오너 리스크가 다시 부각했네요? 

[기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친형이 주가 폭락 전 주식 150억 원어치를 매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겁니다. 

하한가 종목 중 하나인 다우데이타 주식을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4월 초까지 주당 3만 원에서 5만 원대로 매도한 겁니다. 

앞서 김 전 회장도 폭락 2거래일 전인 4월 20일, 다우데이타 140만 주를 시간 외 매매로 처분해 605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당시에도 시세조종 정황이나 폭락 조짐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시세조종 등 혐의로 재판 중인 라덕연 씨도 김 전 회장을 배후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서자 김 전 회장은 의혹을 부인하며 회장직을 내려놨습니다. 

[김익래 /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 :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사퇴로 좀 잠잠해지는 분위기였는데, 형제가 모두 팔았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의혹이 좀 더 짙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개별 매도라며 선을 그었는데요. 

키움증권은 "이 기간 매도한 주식의 80%는 올해 3월까지 매도한 것이어서 김 전 회장의 매도와는 관련이 없다"라면서 "김 씨가 개인적 판단에 따라 매도한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검찰의 수사망도 점점 좁혀진다고요? 

[기자] 

이번 친형의 매도 사실도 수사 중에 드러났는데요. 금융감독원의 차액결제거래(CFD) 전수 조사 과정에서 적발된 겁니다. 

금감원은 이번 매도에서 미공개 정보가 이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검찰에 자료를 넘겼습니다. 

검찰은 우선 김 전 회장의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김 전 회장이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를 통해 파악한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다고 의심, 그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8일엔 키움증권 본사와 김 전 회장의 자택, 김 전 회장 아들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앵커] 

승계 문제도 함께 수사 대상에 올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김 전 회장의 사퇴엔 '승계 문제'를 염두에 둔 결정이란 말도 나왔는데요. 

결국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폭락과 관련한 '의도' 여부와 함께 승계 과정도 하나의 의심되는 정황으로 포함시켜서 수사 중입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전략경영실을 동원해 주가를 관리하고, 내부 정보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앞서 다우키움그룹 측은 김 전 회장의 지분 매도가 알려졌을 당시 "2021년 주식을 증여하며 증여세가 발생했는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매도했다"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룹 지주사 상단이 '이머니'로 바뀌는 등 변화가 있긴 했지만,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김 전 회장이 여전히 다우데이타 이사직을 유지하는 등 승계 작업은 진행 중입니다. 

검찰 측은 "주가폭락 때 맞춰서 (주식을) 판 게 정말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된 것으로 어떤 범법행위가 있었던 것인지 살펴보기 위한 포괄적 개념의 수사"라면서 "(경영권) 승계 문제도 그 와중에 하나의 의심되는 정황으로 포함시켜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난처하게 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키움증권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앞두고 실적을 쌓고 있었는데,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습니다. 

초대형IB 증권사가 되면 발행어음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 등 외연 확장이 가능합니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4조 원이란 기본 요건을 갖췄지만, 내부통제와 대주주 적격성 등 심사도 받아야 하는 만큼 오너 리스크 해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더욱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천809억 원으로, 1분기 대비 53.5% 감소했는데요. 

지난해보다는 늘었지만, 주가폭락 사태에 따른 차액결제거래(CFD) 문제나 충당금 여파로 충격을 받은 상탭니다. 

대안 마련에 나선 키움증권은 9월 1일 CFD 관련 새 규정이 적용되면 재개를 검토하는 등 실적 회복에 나섰는데, 재차 불거진 오너 리스크로 타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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