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앵커]

부동산 시장이든 금융 시장이든 돈이 흐르는 곳에는 부정한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 판단을 잘못해 손해를 보는 사람, 그리고 이익을 챙기는 사람까지 다양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오늘(10일) 관련 소식들 연달아 전해드리겠습니다.

여러 경우 중 가장 문제는 부정한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들일 텐데, 요즘 은행권이 여기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번엔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동의도 없이 무더기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적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오서영 기자, 무슨 상황인지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대구은행 일부 지점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관련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증권사와 연계된 계좌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뒤, 이에 동의한 고객들의 신청서를 무단으로 변경해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A증권사 연계 계좌를 만드는 데 동의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이를 복사하고 수정해서 임의로 B증권사 계좌도 만든 겁니다.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 문자 발송을 차단하기까지 했는데요.

전화번호 앞자리 숫자를 '010' 대신 '016' 등 엉뚱한 숫자를 기입하는 수법이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몰래 만들어진 계좌는 1천여 개에 달합니다.

계좌 개설 실적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금융감독원은 대구은행에 대해 긴급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대구은행은 이걸 몰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대구은행은 지난 6월 말, 고객 민원을 접수한 뒤 지난달 초에 문제를 인지했습니다.

이후 내부 감사에 착수했는데, 영업점들에 불건전 영업행위를 예방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한 달이 넘도록 금융당국에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신속하게 알리지 않은 경위도 살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대구은행은 현재 자체 전수조사 중이라며, 내규 위반이 의심되는 직원 등으로부터 해명 자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금융실명제법 위반과 사문서 위조 등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 파장이 커질 전망입니다.

SBS Biz 오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