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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투자했다 낭패 본 운용사…매각 지연에 속타는 투자자들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8.09 11:15
수정2023.08.09 15:12

[앵커]

시장이 흔들리면서 투자자 신뢰를 지키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자산운용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인데요.

공모 펀드로 일반 투자자를 모아 서울 명동의 호텔을 사들였는데, 이게 몇 년째 팔리지 않아 투자금을 못 돌려주고 있습니다.

조슬기 기자, 일단 문제의 상품을 둘러싼 상황이 어떤지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하나대체투자운용은 2016년 7월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라는 이름의 5년 만기 부동산 펀드를 만들어 서울 명동에 있는 티마크 그랜드 호텔을 2천13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인수 자금은 부동산 담보 대출로 1천380억 원, 공모 펀드로 690억 원을 조달해 마련했는데요.

매년 5%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정도로 판매 당시 인기를 끌었던 펀드입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2021년 7월 호텔 매각은 물론 펀드 청산에 성공해 투자금 지급을 마쳐야 했지만 3년째 회수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됐는데요.

펀드 만기 이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무산됐고 호텔 운영 중단, 대출 만기연장 불가 등 여러 악재들이 겹친 결과라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하나대체투자운용이 지난달 28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자산운용보고서에서 펀드 이익 분배금을 유보한다고 밝혔는데요.

해당 펀드 투자자들은 2020년 3분기 이후 현재까지 배당 수익을 못 받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말 마스턴자산운용과의 매각 작업이 결렬된 이후 펀드 수익률도 급격히 악화돼 현재 20%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인 상황입니다.

[앵커]

호텔이 팔려야 펀드 청산도 가능할 것 같은데, 매각이 언제쯤 가능할까요?

[기자]

최대한 빨리 팔아 청산하겠다는 게 하나대체투자운용 측의 기본 입장입니다.

오피스 등 업무시설로 용도를 바꾸고 신규 임차인을 적극 발굴해 연내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인데요.

그러나 부동산 업황 등을 감안할 때 매각 성사 가능성은 낮은 편이며 손해를 보고 팔 공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헐값 매각에 따른 펀드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SBS Biz 조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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