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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명의도용 대출 피해자' 상대 소송 1심 패소

SBS Biz 오서영
입력2023.08.07 11:15
수정2023.08.07 11:52

[앵커]

명의도용 대출의 피해자에게 대출금을 갚으라고 했던 카카오뱅크가 소송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어떻게 피해자에게 대출금을 갚으라고 할 수 있나 싶지만, 은행의 본인확인 절차와 관련해 시사점이 있는 판결입니다.

오서영 기자, 먼저 어떤 사건이었는지 짚어주시죠?

[기자]

피해자 A씨는 약 1년 전 카카오뱅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지인이 본인 신분증을 촬영한 '사본'으로 카카오뱅크로부터 6천여만 원을 대출받았는데, A씨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신분증 사본을 도용한 사람은 붙잡혀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카카오뱅크는 당시 본인 확인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며 A씨가 대출을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은행 측의 이같은 주장에 A씨는 그동안 대출 이자를 갚아왔습니다.

결국 A씨는 소송에 나섰고, 지난달 20일, 1심에서 승소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A씨가 대출금을 갚지 않아도 되고, 그동안 납부한 대출 이자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는 뜻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신분증 사본으로만 본인 확인을 한 것은 은행이 의무를 제대로 안 지켰다는 얘기죠?

[기자]

재판부는 "카카오뱅크가 본인확인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은행 측은 "운전면허증 원본 촬영본을 요구했고, 다른 금융사의 계좌로 1원을 이체해 인증문자를 입력하도록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금융사의 본인확인 의무를 짚는 판결은 있었지만, 원본과 사본을 구분해 금융사의 과실을 지적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재 신분증 사본인증 피해자 모임은 700여 명 규모로 금융사와 분쟁 조정 중인 사례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지난 3일, 항소 기한 마지막 날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2년 전에도 다른 명의도용 피해자와의 소송 1심에서 패소해 항소했으나, 올해 2월 패소한 바 있습니다.

SBS Biz 오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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