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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美 신용등급 하향, 2011년과 달라…영향 제한적"

SBS Biz 김동필
입력2023.08.03 09:22
수정2023.08.03 09:26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지만, 금융시장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인 분위기입니다.

증권가에선 지난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을 때와 비교할 때, 현재는 당시와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3일) 보고서에서 "피치의 결정 자체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투자자 입장에서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와야 하지만, 미국 재무부의 채무불이행을 고민하는 투자자는 없다"라고 했습니다.

앞서 피치는 미국 의회와의 부채한도 협상 이후 당시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습니다. 강등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간밤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98%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2.17% 내리면서 지난 2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S&P500 지수도 1.38% 하락했습니다.

다만 미국 국채 시장은 10년물 국채금리가 5bp 오르고, 2년물은 2bp가량 떨어지는 등 혼조세를 보이며 시장은 제한된 반응이었습니다.

이는 지난 2011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전격 하향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2011년 8월 S&P는 미국의 부채한도 위기 당시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한 후 지금까지 이 등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후 하루 사이에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약 6% 급락했고 국내 증시도 2거래일 만에 7% 이상 하락하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거시 및 금융시장 환경은 2011년 신용등급 강등과 확연히 달라 과거의 패턴이 재현될 가능성도 적다"라면서 "당시엔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지는 국면이었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 신용등급 강등보다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재정적자 확대 및 이로 인해 늘어나고 있는 재무부 국채발행 물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세수가 예상보다 적게 걷히고 있고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한 재정소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추후에 국채 발행 물량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도 2011년과 4가지가 다른 시장 환경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학습효과, 경기 자신감, 통화정책 여력, 재정정책 기조의 차이 등이 2011년의 혼란을 피하게 할 것이란 것입니다.

김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높아지겠지만, 2011년과 상황이 달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내 금리도 이번 강등 이슈 등으로 변동성이 나타나겠지만 중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2011년 당시 금융시장 충격이 심했던 것은 신용등급의 물리적 강등 이외에 경기모멘텀 약화, 재정위기 확산 등의 요인들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부채한도 관련 우려는 이미 해소된 재료이기에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해당 동력을 뒤집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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