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비 오르고 내년 보조금 줄어드는데…전기차 '치킨게임' 가열
SBS Biz 박채은
입력2023.08.02 13:45
수정2023.08.03 13:47
"정부가 전기차 충전요금을 동결한다는 공약을 보고 고민을 했지만, 최근 전기차 충전 요금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내연기관차로 잘 바꿨다는 생각이 듭니다."
“kw당 400원 정도이면, 충전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굳이 전기차를 구매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충전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인데, 최근 전기차 충전요금이 줄줄이 오르면서 전기차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글이 온라인에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국내 1위 업체 파워큐브의 공용 충전기 요금은 올해 7월 ㎾h당 168원에서 227원으로 올랐습니다. 1년 전보다 35.6% 증가한 수준입니다.
국내 최대 민간 전기차 급속충전 사업자인 SK일렉링크는 오는 7일부터 회원 기준 급속 충전기가 kWh당 347원에서 385원으로 오르고, 완속 충전기는 260원에서 288원으로 인상됩니다. 비회원은 급속과 완속 모두 470원에서 520원으로 오릅니다.
SK일렉링크는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력량 요금 원가가 약 20% 이상 상승했다"며 "회사의 경영 부담이 가중돼 불가피하게 충전요금 단가를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 특례' 폐지에 이어 전기차 보조금 줄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내세웠던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 특례' 제도는 한전의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면서 폐지됐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됐던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 특례' 제도가 지난해 7월부터 종료됨에 따라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급속 충전기 요금이 인상됐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50㎾ 급속요금을 ㎾h당 292원에서 324원으로 올렸습니다.
전국 급속 충전기가 2만7천139기에 달하는 가운데 환경부가 운영하는 급속 충전기 수는 7천148기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급속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올해 초 국고보조금 지급 대상의 차량 가격을 5500만원에서 5700만원으로 200만원을 인상했습니다.
반면에 지난 2019년 전기차 한 대당 최대 900만원이었던 국고보조금은 지난해 700만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최대 680만원으로 축소됐습니다.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늘었지만, 한 대당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줄어들어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1년 기준으로 봤을 때 국고보조금이 승용차 한 대당 30~50만원 정도씩 줄어들고 있다"며 "내년 전기차 보조금 예산안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발 '치킨게임' 본격화…車업계 너도 나도 '가성비'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6월부터 다시 반등했지만 연초 대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는 사이에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자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치킨 게임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볼보자동차는 지난 6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프리미엄 소형 전기차 SUV 'EX30'을 공개하면서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폭스바겐도 보급형 전기차인 'ID.2all'의 출시를 예고하면서, 앞으로 3천만원 아래인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KG모빌리티는 다음 달에 출시되는 중형급 전기차 SUV '토레스 EVX'가 4천850만원부터 판매돼 보조금을 지급받을 경우 지역에 따라 3천만원대로 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토레스 EVX는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했습니다.
정성국 기아 상무는 지난달 27일 기아 인베스터데이에서 "전기차 시장이 얼리어답터 중심에서 대중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가장 큰 요청은 가격과 충전"이라며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내년 사업계획 및 라인업 확장 방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차 치킨게임이 가열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가격 인하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과 보조금 인하 등의 이유로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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