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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당장은 같이 웃겠지만…미래 대비·확장성 '온도차'

SBS Biz 김완진
입력2023.08.02 12:10
수정2023.08.04 07:54

[포스코 포항제철소.]

철강업계가 상반기에 주춤한 가운데 하반기 반등 몸풀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의 포트폴리오 차이가 이후 업계 1위, 2위의 분위기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2조 원, 8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보다 55%, 48%가량 줄어든 규모입니다. 지난해 상반기는 코로나 이후 밀렸던 철강 수요가 몰리는 특수한 기간이었던 만큼, 역기저효과를 감안할 필요는 있습니다.

오는 3분기부터는 좋은 분위기가 펼쳐질 전망입니다. 미국 경제가 무난한 흐름을 이어가고 중국이 2,300조 인프라 투자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철강 시황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돼서입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최근 실적 발표에서 "철강 시황이 2분기에 저점을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동차 강판 공통 기대…포스코 '배터리 소재' 승부수
우선 포스코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 친환경차 판매가 느는 가운데 강판으로 재미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저탄소제품 1,040만 톤, 친환경차 구동모터용 전기강판 국내외 100만 톤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배터리 소재에도 승부수를 걸면서, 2030년까지 6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광물 생산부터 운송/가공/생산 등 아우르는 통합 가치사슬을 구축해, 중국 장악 생태계에서 벗어나 국산화·내재화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반기 중 호주 수입 광석을 통한 수산화리튬 상업 생산에 돌입하는데, 전남 광양 2공장이 10월에 시작해 4분기 실적부터 반영 예정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맥쿼리 증권은 "포스코홀딩스가 철강 제조사에서 친환경 미래 소재 공급자로 변신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제철도 자동차용 강판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역대 최대 실적을 잇달아 갈아 치우는 호황에 접어들면서입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 4개 사를 추가 고객으로 확보해 제품을 공급한다며, 지난해보다 20% 많은 530만 톤의 자동차 강판 생산 계획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현대제철, 철강 이미지 한계…현기차만 바라본다
다만 경기 변동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철강 회사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 관점에서 한계로 지적됩니다. 포스코가 2차전지 소재처럼 새로운 영역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한 것과 대비됩니다.

사업구조상 완성차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발목을 잡힐 수 있는 요인입니다. 중국산 테슬라를 포함 볼보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의 전기차 가격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보조금 등에서 불리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꺾일 경우 현대제철도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실제 현대차 전체 차량 판매 실적이 2015년 496만여 대에서 2020년 374만여 대로 25% 가까이 줄었을 때, 같은 기간 현대제철 영업이익도 1조 4,678억 원에서 417억 원으로 꺾인 바 있습니다.

또한 철광석 가격이 올라도 계열사 눈치를 보느라 제품 가격을 선뜻 올리기 힘든 측면도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뼈아픈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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