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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신고서 퇴짜' 틸론, 상장 포기…주관사 키움증권 불똥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7.21 11:29
수정2023.07.21 15:41


메타버스 오피스 전문 기업인 틸론이 주식 고평가 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코스닥 이전상장 계획을 결국 철회했습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을 3차례나 요구받으면서, 주가가 코스닥 상장 추진 이전보다 오히려 크게 내린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21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회사 측에 따르면, 틸론은 전날 금감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최백준 틸론 대표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상장 무산에 따른 사과문을 게시하고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기로 했습니다. 

최 대표는 "상장을 준비하면서 마주했던 미진한 부분에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며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회사의 재도약을 위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당분간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면서 사태 수습에 집중하고 이후 이사회 의장직도 사임할 것"이라며 "앞으로 틸론은 투명 경영위원회와 신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내부통제시스템을 확고하게 갖춰 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틸론의 이번 상장 철회는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기업공개, IPO를 준비하고 지난 2월 증권신고서를 최초로 제출했지만, 지난 3월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 지난 6월 2일과 19일 두 차례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후 같은 달 26일 금감원은 틸론에 신고서 정정을 거듭 요청했고 틸론은 지난 3일 세 번째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지난 17일 금감원으로부터 세 번째 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은 뒤 최종 철회를 결정했습니다.     

미래 실적 추정치를 과도하게 산정하고 소송 관련 문제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던 게 이전상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이 많습니다.

특히, 금감원은 3번째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 이례적으로 설명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틸론의 IPO 대표 주관사를 맡은 키움증권에 대한 책임론도 증권가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상장 주관사의 역할이 단순히 기업실사와 공모가 범위 산정, 수요예측, 공모청약 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상장을 위한 준비 단계부터 부족한 부분을 미리 보완하거나 걸림돌을 제거해 무난히 증시에 입성하도록 총괄지휘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 증권사 IPO 담당 고위 관계자는 "틸론의 몸값 고평가 논란부터 제재 가능성, 디스플레이 제조사 뉴옵틱스와의 소송에 이르기까지 상장 준비 과정을 담당한 키움증권이 주관사로서 역량이 부족했다는 평이 많다"며 "무엇보다 대여금 거래와 소송 등 위험요소를 인지하고 신고서에 ‘적정’하게 반영했다고 판단한 것은 문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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