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부럽지 않은 투자자들…이들이 찜한 종목은? [개미가 궁금해]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7.20 16:48
수정2023.07.20 21:31
[에코프로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
얼마 전 코스닥 시장에서 16년 만에 '황제주'가 탄생했죠. 올해 들어 주가가 무려 916%가량 뛴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가 그 주인공인데요.
에코프로의 거침없는 질주에 일찌감치 올라탄 개인 투자자들은 저마다 주식 종목 토론방에 '요즘 정말 에코프로 때문에 기분이 좋다', '100만원 간다는 얘기가 진짜였다', '퇴사욕구가 치솟는다' 등의 글을 잇달아 올리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습니다.
특히, 에코프로가 장중 처음으로 100만원선을 넘어선 지난 10일에는 한 투자자가 수익률 3056.74%를 인증하며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 투자자는 자신의 주식매매 화면을 올리며 58억3천만원 규모의 수익금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에코프로 투자로 58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인증글. (자료=인터넷 커뮤니티)]
반면, 에코프로에 투자하지 않았던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포모(FOMO·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 증후군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에코프로 같은 숨은 진주를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에코프로처럼 드라마틱한 상승률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기업 가치를 재조명받으며 주가가 2~3배 넘게 오른 종목들을 찾아 계좌 수익을 불렸는데요.
황제주 투자 기회를 놓친 것을 아쉬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종목 발굴에 나선 겁니다. 그렇다면 소위 남부럽지 않게 오른 주식들은 대체 어떤 종목들인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에코프로 다음은 포스코그룹주…2차전지 소재기업 탈바꿈 성공
먼저 2차전지 관련주입니다. 지금 시장의 반등을 견인하고 있는 주도 업종이 무엇인지 주목한 투자자들은 2차전지에서 투자 기회를 계속 찾았는데요.
반도체·자동차와 더불어 2차전지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주목하며 에코프로처럼 강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한 기업으로 포스코 그룹주를 꼽았습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철강에서 2차전지로 바꾸면서 올들어 포스코 그룹주의 상승세는 두드러진 모습이었는데요.
POSCO홀딩스가 연초 이후 80% 넘게 오르며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포스코DX, 포스코엠텍은 300% 넘게 상승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스틸리온도 나란히 100% 넘게 올랐습니다.
POSCO홀딩스가 지난 11일 열린 '2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데이'에서 완성 배터리만 제외하고 배터리 원료부터 핵심 소재에까지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만 62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듯이, 투자자들도 주력 사업을 바꿔가며 경쟁 우위를 확보한 포스코그룹의 미래에 베팅한 겁니다.
'엔비디아 수혜주' SK하이닉스·한미반도체·이수페타시스 주목
생성형 인공지능(AI)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한 개인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수익을 거뒀습니다.
오픈AI의 챗GPT 흥행에 이어 미국 엔비디아가 전세계 반도체 상장사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00조원)를 돌파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데요.
초거대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그래픽처리장치(GPU)·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AI 반도체 공급망에 올라탄 국내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으며 주가 역시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내 반도체 기업 쌍두마차인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인데요. AI에 필요한 반도체로 HBM을 빼놓을 수 없는데, 엔비디아 GPU 제품에 SK하이닉스가 HBM3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HBM3는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에 이은 4세대 제품입니다.
SK하이닉스의 이같은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8만~9만원대의 박스권을 맴돌던 주가가 5월 이후 점차 반등하며 지난달 중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이달 중순까지 11만원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아직 바닥이 멀었다'던 SK하이닉스 주가가 반년 만에 50% 넘게 오르며 고공 행진한 이유를 HBM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셈입니다.
엔비디아발 수혜는 SK하이닉스에 그치지 않았는데요.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이 여러 칩을 접합해 만드는 구조라 본딩(접합) 장비 수요가 덩달아 늘 것이라는 기대감에 HBM을 붙여주는 본딩 장비 제조사인 한미반도체가 연초 이후 330% 넘게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또 구글·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에 AI 반도체용 기판을 납품하는 이수페타시스, 반도체 후공정 표면처리 전문장비 기업인 피에스케이홀딩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화학약품 공급 장비 기업인 에스티아이 등도 최근 한달 사이에 주가가 100% 안팎 올랐습니다.
기본 500% 상승…의료 AI 기업 뷰노·루닛 등
의료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한 상장 기업들도 주가 상승률만 놓고 보면 에코프로 못지 않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매·뇌질환 등을 조기 진단하는 AI를 개발해 국내외 병원과 기업 등에 공급하고 있는 AI 진단 기업 뷰노의 주가는 올해 초와 비교해 500% 넘게 상승했는데요.
의료 현장에서 AI 진단 기술력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어서입니다. 증권가도 뷰노의 이러한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을 통해 항암치료 확률을 예측하거나, 적절한 치료법을 제안하는 등 암 진단·치료에 특화된 AI 기술을 보유한 루닛도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회사인데요.
루닛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 암 진단 솔루션의 진단 알고리즘은 비교적 높은 정확도를 바탕으로 국내외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2019년 후지필름, 2020년 필립스, 2021년 GE헬스케어와 독점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작년 말 2만원대였던 주가는 불과 반년 만에 20만원대로 치솟았습니다.
증권가는 루닛이 최근 일본시장에서 보험급여 가산대상으로 인증받았고, 유럽에서 유방암 판독보조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의료 AI 시장 내 강자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주 찾아 나선 개미들…車 부품주·반도체 소부장 주목
올해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이며 증시를 뒤흔든 에코프로를 필두로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긴 종목들을 개략적으로 살펴봤는데요.
증권가는 이들 종목을 놓치고 안타까워 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지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알짜 투자처가 많다고 조언합니다.
현 시점에서 고점 매수보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격 부담 없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알짜 스몰캡(Smll-cap) 종목들을 잘 선점해 최소 한 달 이상만 갖고 있어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평이 많은데요.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은 암울한 경기를 역주행하며 역대급 호황을 누리는 완성차 업계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는 자동차 부품주와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반도체 업황을 감안할 때 바닥을 다지며 올라갈 채비를 마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먼저 증권가는 자동차 부품주의 성장 근거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 상승, 주요 신차 판매의 호조, 물류비 절감에 따른 영업비용 축소를 꼽고 있는데요.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도매 판매 증가와 GM 등 북미업체들의 공급난 이슈가 완화되면서 (부품업체의) 가동률 상승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자동차 기업의 타깃 지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는 유럽과 SUV 모델 중심 인도와 미국 시장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도체 소부장주와 관련해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한파가 조만간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앞서 언급한 AI 등 미래 수요에 대비해 올 하반기부터 투자·증설을 진행하며 공급망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간 D램, 낸드 가격이 80% 하락해 원가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3분기에는 메모리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고 4분기 들어 D램과 낸드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는 동시에 업황 회복에 맞춰 미래수요 선점 위한 투자도 가시화될 것으로보여 경쟁력을 갖춘 소부장 기업을 중심으로 조만간 유의미한 반등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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