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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유진투자증권의 수상한 법인영업…주가도 이상 랠리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7.20 13:00
수정2023.07.20 15:13

[앵커] 

증권사들의 신탁·랩어카운트 상품 불건전 영업 관련 '채권 돌려 막기' 실태, 얼마 전 금융가 인사이드 시간에 전해드렸죠. 



그런데, 얼마 전 유진투자증권에서 채권 돌려 막기가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돼 업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가 흐름도 이상하단 평이 나옵니다. 

딱히 호재가 없는데도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가는 것도 이런저런 뒷말을 낳고 있는데요. 

조슬기 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의 수상한 법인영업 실태가 포착됐다고요? 

[기자] 

법인자금 유치를 위한 단기 금융투자상품 제안서를 얼마 전 입수했습니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MMDA부터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MMT, 머니마켓랩 MMW 등 일종의 단기 투자 상품 설명선데요. 

짧게는 1주일 이상, 2주 내외, 보통 1개월에서 2~3개월, 길어야 6개월에서 1년 이내로 굴려야 하는 상품입니다.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 원의 법인 자금을 유치하려고 영업 일선에서 활용했던 자룝니다. 

문제는 유진 측이 법인 자금 유치를 위해 제시한 수익률이 지나치게 높았단 건데요. 

먼저 MMDA 수익률은 정기예금 평균금리보다 높았고요. MMT와 MMW 수익률은 4%에서 5%대, 외화 신탁은 5%에서 6%대 초반의 수익률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일단 유치하고 보자는 식으로 법인들에게 높은 금리를 제시했단 건가요? 

[기자] 

이러한 금리 수준이 적정한 지 타 증권사 신탁부서 담당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유진 측이 제시한 금리 수준은 시장금리를 한참 뛰어넘었단 답을 받았습니다. 

당시 시장금리 수준을 알아봤는데요. 

시중은행 예금 AB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 금리 수준이 3.4% 정도 됐습니다. 

또 A1등급 단기사채나 CP 수익률도 기간별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이었는데요. 

유진 측 제안서대로 운용할 경우 법인 고객들에게 수익률을 맞춰주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습니다. 

단기 상품인데 이런 수익률을 맞춰주려면 수익률이 높은 장기채 편입이 불가피하단 뜻이 되는데요. 

다시 말해, 단기 상품인 랩과 신탁에 만기가 1년에서 3년으로 길거나 유동성이 낮아 가격변동 위험이 높은 장기 CP 등을 편입하는 식으로 채권을 돌려막았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앵커] 

유진투자증권은 어떤 입장이죠? 

[기자] 

일부 목표 수익률이 높게 설정된 금융투자 상품의 경우 투자 범위가 넓은 법인 고객을 위해 다양한 증권을 편입해 제안한 상품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또 당시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과도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한 것은 아니었단 입장입니다. 

그러나 증권업계 안팎에선 거액의 법인 자금 유치 경쟁에서 이기려면 경쟁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전했는데요.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 시장금리 급등 시 미스매치 운용으로 홍역을 치르고도 다시 잠잠해지자 불건전 영업이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유진투자증권 주가를 놓고도 말이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딱히 호재가 없는데도 주가가 꾸준히 올라선데요. 

회사 실적도 좋지 않고 자기 자본과 맞먹는 우발 채무로 재무건전성도 나쁩니다. 

지난 5월 이후 잇따라 불거진 내부 악재를 감안하면 주가가 안 빠진 게 이상할 정돕니다. 

자사 소속 임원 주가조작 연루 경찰 압수수색부터 영업이사 불법 리딩방 운영 의혹, 채권 돌려 막기 논란에도 줄곧 우상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앵커] 

이와 관련해 어떤 뒷말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회사 측에서 주가 관리에 나선 게 아니냔 의혹입니다. 

올 들어 금융권에 불어닥친 증권사 인수 움직임과 무관치 않은데요. 

중소형 증권사 인수와 관련해 금융그룹과 중견기업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나름 몸값을 유지할 목적으로 시가총액을 꾸준히 키운 게 아니냔 뜻입니다. 

이에 유진 측은 사실무근이자 억측이며 주가 상승세에 대해서도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앵커] 

이 정도 상황이면 내부통제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것 같은데요? 

[기자] 

잇단 악재와 관련해 조직관리에 허점을 드러내 리스크 관리 능력이 떨어진단 평들이 많습니다. 

이런 와중에 수백억 대 홍콩 상업용 빌딩 투자 실패 소식이 전해졌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많이 보유한 증권사 후보로 달갑지 않은 주목을 계속 받고 있는데요. 

가뜩이나 회사 실적도 좋지 않아 경영진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때문에 오너 일가인 유창수 부회장과 더불어 유진투자증권을 이끌어 온 고경모 대표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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