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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 발암 가능, 증거는 불충분…진실은 뭐냐?

SBS Biz 이광호
입력2023.07.14 17:45
수정2023.07.14 21:34

제로칼로리 음료 열풍과 함께 친숙해진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세계보건기구의 '발암 가능 물질' 명단에 올랐습니다. 아스파탐은 각종 음료 말고도 막걸리, 단맛 나는 시럽약, 일부 과자들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요. 다만 우리 정부는 현재 국내 섭취 수준에 문제가 없다면서 하루 섭취 허용량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나 전문가들이 계속해서 안전하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발암물질이라니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겠죠. 오늘(14일) 첫 소식, 아스파탐을 구체적으로 얼마큼 조심해야 하는 건지 취재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광호 기자 나왔습니다. 일단, 이번에 세계보건기구가 아스파탐을 추가했다는 '발암가능물질'이라는 게 정확히 뭔가요? 

세계보건기구, WHO산하의 IARC, 우리말로 국제암연구소라는 곳에서 명단을 관리하는데요.

여기서 1군은 사람을 대상으로 유해성이 입증된 경우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이게 '발암물질'이 되겠고요.

그다음이 2A군인데, 주로 동물실험에서 유해성이 입증된 걸 뜻하고, 유해성이 엿보이긴 하는데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리거나 확실하지 않은 경우를 2B로 합니다. 

번역하면 2A가 '발암 우려 물질' 그리고 2B가 '발암 가능 물질'이 됩니다. 

이번 아스파탐은 여기서 2B군에 등록된 겁니다. 

그러면 아스파탐보다도 위험한 발암 연관 물질이 많다는 얘기네요? 

그렇습니다. 

이 연구소는 위험한 화학물질부터 아주 일상적인 것까지 발암 관련 물질로 등록해 놨는데요.
 

대표적인 것을 꼽아 보면, 1군 발암물질에는 술과 담배가 대표적이고 자외선, 즉 햇빛도 여기 포함돼 있습니다. 

스팸 같은 가공육도 이미 2018년 1군으로 등록됐고요.

가공육이 아니더라도 붉은 고기 섭취 자체가 2A군이고,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도 2A군입니다. 

의사 등 보건 관계자들이 사람의 건강에 대해 아주 경제적인 이야기를 꺼낼 때가 있는데요.

약, 음식, 심지어 운동까지 대부분의 행위에는 이익과 함께 반대급부의 손해가 있다는 겁니다. 

손해를 감수할 만큼 이익이 크다면 해야 한다는 건데, 단맛을 완전히 끊어내지 않을 바에야 설탕으로 인한 비만보다 아스파탐이 주는 상대적 이점이 있다는 논리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아스파탐으로 인한 손해가 얼마나 큰지를 알아봐야 하겠네요? 

IARC에서 참고한 첫번째 연구 결과를 살펴봤는데요.
 

유럽에서 10여년간 48만명을 대상으로 청량음료를 먹었을 때 간암과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였습니다. 

1주일당 6캔 이상을 마시는 사람을 기준으로 인공감미료 음료 한 캔 당 간세포암의 위험이 6%씩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이게 정확히 인공감미료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다는 게 연구팀 설명입니다. 

당뇨병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인공감미료 음료를 많이 마셔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혹은 다른 요인이 있는지 등은 완벽하게 걸러내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한마디로 인과관계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했군요? 

그렇습니다. 

다른 연구들 역시 결론은 아스파탐이 위험하다고 하면서도 과정에서 조금씩 불완전한 내용이 보인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권훈정 /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구를) 하다 보면 오류들이 나오죠. 어떤 논문이든 그러니까, 그런 논문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신뢰를 얻게 되는 건데 (아스파탐에서) 그런 게 조금씩 보인다는 거죠.] 

그렇다면 만에 하나를 대비해 아스파탐을 피하는 게 좋을까요? 

아스파탐도 이번 암 가능성이 나오기까지 30여년이 걸렸는데, 뒤늦게 등장한 다른 감미료라고 그러지 않으리란 법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 감미료, 즉 한 제품을 집중적으로 먹진 말고 여러 식품을 섞어 가면서 먹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광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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