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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흥행 햇살론…'눈 먼 돈' 지적에 한도축소·공급 조정

SBS Biz 오서영
입력2023.07.10 17:45
수정2023.07.10 20:49

[앵커]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대출인 '햇살론'의 씁쓸한 흥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예산이 조기 소진되지 않도록 하반기 공급 조정에 나섰습니다.

오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말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해 햇살론 대출을 중개해 주고 수수료 30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민정책대출 수요가 늘자 햇살론을 내세운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김종만 / 서울 관악경찰서 지능범죄수사2팀장: 대부중개업체가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주관하는 햇살론 대출을 중개한 건데, 마치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인 것처럼 사칭해서 많게는 (대부금액의) 40%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빼돌린….]

최근 치솟고 있는 햇살론의 대위변제율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대위변제금액은 2조원을 넘었습니다.

올해는 1분기만 3조원에 육박했습니다.

빚을 직접 갚지 못한 대출자는 벌써 4만명 가까이 됩니다.

특히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지난 2020년 말 5.5%에서 지난해 말 15.5%로 뛰었습니다.

올 1분기 대위변제액은 7천억원에 달합니다.

서금원은 지난 5월 '근로자햇살론' 한도를 일부 조정한 데 이어 지난달 13일부터는 '햇살론뱅크' 한도도 축소했습니다.

햇살론은 서금원이 90%를 보증하는 서민용 정책대출입니다.

이에 따라 1인당 햇살론뱅크의 최소 보증한도는 평균 1천만원에서 7백만원으로 줄었습니다.

햇살론뱅크의 올해 예산은 1조2천억원입니다.

서금원 관계자는 "공급 목표가 있는데 상반기 공급이 늘었다"며 "균등 공급이 어려워져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금원은 최근 시중은행들과 가진 회의에서 '햇살론15' 심사도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 그분들이 갈 데가 없어요. 정책금융상품이라고 해 봤자 햇살론하고 이런 거밖에 없잖아요. 나머지 신용대출 당연히 못 받으실 거고 (최저신용자특례보증으로) 몰릴 수밖에 없죠.]

서금원은 이에 대해 "대위변제율이 높아지면 검토를 논의할 수 있지만 확정된 바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SBS Biz 오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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