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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람은 서울로' 옛말?…제주, 워케이션 넘어 '사는 섬'으로

SBS Biz 최지수
입력2023.07.07 16:08
수정2023.07.14 17:26

[산업단지가 조성될 제주시 월평동 부지, 인근엔 녹지와 단독주택 등이 자리잡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제주도 제주시 월평동에 제2첨단과학기술단지가 들어섭니다. 봉우리 '들레오름'과 제주대학교 사이 약 26만평 규모 부지가 탈바꿈하는 것입니다. 첨단산업 융복합단지 조성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제주에 경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입니다.

안착할 수 있는 도시로…첨단 일자리에 방점
[JDC가 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운영 중인 제주국제학교 블랭섬홀아시아(Branksome Hall asia)]
지난 1990년대 후반, 국가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이에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자리한 제주도가 급부상했습니다.  제주도를 물류와 비즈니스의 거점인 '국제자유도시'로 만들자는 논의가 활성화됐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2002년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출범했습니다. JDC는 첨단과학, 교육, 관광, 의료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개발을 병행 중입니다. 제주도를 관광이나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으로 잠시 머무르는 공간이 아닌 정주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산업단지 1단지는 지난 2020년 제주시 아라동에 조성이 완료됐습니다. 정보통신기술 및 생명과학 기반의 단지입니다. 카카오를 비롯한 203개사(지난해 12월 기준)가 입주해있습니다. 고용 인원은 3천131명, 매출액은 약 7조1천억원에 달합니다. 근로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단지 내 793세대의 공공임대주택도 들어서 있습니다. 정주 도시를 위해 필수적인 요건이 양질의 일자리인 만큼 JDC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조성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추가 입주 수요에 대응하고 제주 산업 고도화를 위해 인근에 추진하는 2단지 확장사업엔 총 3천182억원이 투입됩니다. 박성민 JDC 제2첨단팀 차장은 지난 7일 제주혁신성장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근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JDC가) 사업을 직접 해줄 수는 없고 지원시설이나 근로환경 구축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면밀하게 검토 후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준공은 2027년이 목표로 땅 소유권 이전 절차는 마친 상황입니다. 

인허가에 6년…관광 넘어 먹거리 찾기 '분주'
[지난 7일 제주혁신성장센터에서 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조성사업을 설명한 양영철 JDC 이사장 ]
다만 사업 인허가에 소요된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그간의 여건 변화로 사업타당성 조사를 다시 할 상황에 놓인 점이 변수입니다. 지난 2016년에 국토부로부터 국가산업단지 지정 및 개발계획이 승인·고시됐지만 제주도로부터의 개발실시계획 승인·고시가 지난해 12월에 결정났습니다. JDC는 지난 2015년 예비 타당성조사 이후 급격히 용지비가 오르는 등 사업비용 증가도 감안해 타당성 검증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업비는 2016년 당시 1천44억원이었지만 인허가 완료시점엔 3천182억원으로 크게 뛰었습니다.

타당성 재조사에 앞서 현재는 수요 예측 조사를 다시 진행 중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착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타당성 재검토에 따라 약 6~8개월 착공이 밀릴 수도 있습니다. 산업단지 조성 이후엔 제주형 미래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용역도 추진합니다. 산업단지의 추진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잠재 유치기업을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등 유치 전략도 수립할 예정입니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1차 산업과 관광 등 3차 산업이 특히 발달했습니다. 현재는 중국 노선 재개에 따라 코로나 이후 주춤했던 외국인 관광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지만 한·중 간의 외교적 문제나 코로나 등의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러한 관광 중심 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산업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는 오늘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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