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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수 부족하자 한은서 '31조원 마통' 썼다

SBS Biz 엄하은
입력2023.07.06 15:33
수정2023.07.06 17:05


국세 수입 부족을 겪고 있는 정부가 올 1분기 한국은행에서 31조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초 국세수입이 예상만큼 들어오지 않자, 정부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쓴 것입니다.

한은이 6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국채 발행과 한은 대출 등으로 조달한 자금은 7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1분기보다는 1조9000억원 줄었지만 자산에 해당하는 자금운용액이 65조9000억원에서 51조6000억원으로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며 순자산운용액의 마이너스 폭이 -10조7000억원에서 -23조1000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정부의 자금조달 현황을 보면 금융기관 차입이 31조원으로 작년 1분기 11조6000억원보다 3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금융기관 차입은 한은 일시 차입을 뜻합니다.

한은은 31조원의 차입액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작년 1분기 46조8000억원에서 올 1분기 29조5000억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한은 일시 차입금은 내년 1월20일까지 상환을 완료해야합니다. 1분기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하반기 상환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세수 펑크가 2분기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재부에 따르면 5월까지 걷힌 국세 수입은 160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조4000억원 감소했습니다.

한편 1분기 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4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5조3000억원)대비 확대됐습니다. 기업의 자금 운용이 지난해 1분기 82조5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6조2000억원으로 감소전환한 영향입니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경우 1분기 순자금운용액이 1년 전보다 12조1000억원 증가한 7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잦아들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 자금조달은 마이너스(-) 7조원으로 1년 전의 플러스(+) 24조4000억원과 비교해 31조4000억원 급감했다. 세부적으로 대출이 -11조3000억원으로 1년 전(21조4000억원)보다 큰 폭 감소했습니다.

반면 예금은 늘리면서 가계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4.5%로 확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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