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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 여윳돈 '역대 두번째'…예금 늘리고 대출 갚아

SBS Biz 최나리
입력2023.07.06 12:09
수정2023.07.06 16:06

올해 1분기 소득은 늘었지만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투자가 줄면서 가계의 여윳돈이 예금을 중심으로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불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경우 수출 부진과 영업이익 축소로 1년 전보다 더 큰 자금난을 겪고 예금 등을 헐어 썼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6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올해 1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76조9천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1분기(64조8천억원)와 비교해 1년 새 12조1천억원 늘었을 뿐 아니라 2020년 1분기(81조원) 이후 최대 기록입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입니다.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작년 가계의 여윳돈(순자금 운용액)이 증가한 데 대해 "가계 소득과 소비는 양호한 흐름이었지만, 주택 투자가 부진해 순자금 운용 규모가 1년 전보다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99만1천원으로 지난해 1분기(386만원)보다 3.4% 불었습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1분기 자금 운용 규모(69조8천억원)는 1년 전(89조2천억원)보다 약 19조원 줄었습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특히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1년 사이 6조6천억원에서 -3조8천억원으로 10조원 넘게 급감했습니다. 주식이나 펀드에서 오히려 돈을 뺐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은 60조1천억원에서 62조2천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가계 금융자산 내 예금의 비중은 1분기 기준 44.5%로 직전 작년 4분기(43.5%)나 1년 전(41.8%)보다 커졌습니다.

주식 비중(19.8%)도 1년 전(20.1%)보다 늘었지만, 이는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보험·연금 준비금의 비중이 1년 사이 30.2%에서 27.6%로 크게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금융자산들의 비중이 확대된 영향도 있습니다.

아울러 가계의 1분기 자금 조달액은 모두 -7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돈을 끌어 쓴 게 아니라 오히려 대출 등을 7조원어치 상환했다는 의미입니다. 

1분기 가계의 자금조달액(-7조원)과 금융기관차입액(-11조3천억원)은 모두 역대 최소 기록입니다.

문 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조달액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1분기 순조달 규모가 42조3천억원으로 1년 전(35조3천억원)보다 7조원 늘었습니다.

대출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액(-3조9천억원)이 줄었지만, 예금 인출 등으로 자금 운용액(-46조2천억원)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순조달 규모도 커졌습니다. 1분기 기업의 자금 운용액은 역대 가장 적었습니다.

문 팀장은 "수출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 등으로 기업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며 "특히 자금 운용이 크게 줄었는데, 기업 실적 악화와 금리 부담 등에 예금 인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분기 기업의 예금은 31조2천억원 줄어 역대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일반정부 역시 순조달 규모가 1년 사이 10조7천억원에서 23조1천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국세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입니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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