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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케미칼…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구원투수 될까

SBS Biz 김정연
입력2023.07.04 11:58
수정2023.07.04 16:25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세계 하이엔드 동박 1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케미칼이 지난 3월 인수한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물질인 동박을 제조하는 업체입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한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비전 및 성장 전략을 오늘(4일) 발표했습니다.

회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과 배터리 수요 증가에 동박 사업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금까지 체결한 계약을 고려하면 올해 수주 잔고 15조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는 2025년 수주 잔고 목표 금액은 20조원으로 잡았습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이 동박 수요를 이끌 것"이라며 "동박 수요가 현재 연간 50만t에서 2030년에 223만t 수준까지 4배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목표 달성을 위한 4대 핵심 성장 전략으로 ▲ 하이엔드 초격차 기술력 ▲ 글로벌 거점 확대 ▲ 롯데 화학군 시너지 ▲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등을 내세웠습니다.

회사는 초극박, 고강도, 고연신 등 초격차 기술이 적용된 하이엔드 동박을 내세워 2028년에는 글로벌 하이엔드 동박 시장 점유율을 30%를 달성한다는 구상입니다. 글로벌 거점 생산능력(CAPA)을 올해 연 6만t에서 2028년에 24만t 수준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롯데그룹 화학군의 리튬이온 배터리 및 차세대 배터리 소재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연계해 고객사에 '토탈 소재 솔루션'을 제공하고, R&D 역량을 모아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위기의 석유화학…배터리 소재가 해결사 될까

한때 반도체, 정유와 함께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던 석유화학 업종은 최근 들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영향입니다. 여기에 중국이 설비를 대폭 늘리며 석유화학 자급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석유화학 모회사 롯데케미칼도 경영 부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영업손실 262억원을 기록하며 12개월 연속 적자를 냈습니다.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도 지난 3월 말 기준 8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낮췄고, 한국신용평가는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에만 2조 7천억원을 썼습니다. 여기에 향후 3년 간 10조원 규모의 설비 투자도 예정돼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사업을 구성하고 있긴 하지만, 배터리 소재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일정 부분 롯데케미칼의 경영 회복을 도울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LG화학 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사업 재편

롯데케미칼 뿐 아니라 다른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도 잇따라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습니다.

LG화학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했습니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지난달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한계사업에 대한 구조 개혁을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하겠다"며 "범용 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LG화학은 아직까지 정기 보수를 끝낸 전남 여수 NCC 2공장을 재가동하지 않고 있으며, 해당 인력을 다른 현장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NCC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제조하는 핵심 시설입니다.

공장 운영을 아예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LG화학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신 LG화학은 2차전지 소재와 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금호석유화학도 기존 석유화학 사업 외에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탄소나노튜브 등 신소재 생산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지속해서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국내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석유화학 업체들이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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