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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팔달] "경쟁상대 없다" 김동선 버거, 출발부터 '시끌'

SBS Biz 전서인
입력2023.06.29 13:02
수정2023.06.29 14:00

[앵커] 

한화그룹 막내아들의 버거 사업이 본격적인 닻을 올렸습니다. 

큰 형 회사로부터 독립한 이후 첫 번째 사업이라 특히나 많은 공을 들였는데, 자신감을 드러낸 한화갤러리아와 달리 벌써부터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옵니다. 

전서인 기자 나와있습니다. 

[앵커] 

김동선 본부장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버거 사업을 알렸죠. 

시작은 어땠나요? 

[기자] 

김동선 본부장이 들여온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가 이번 주에 문을 열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오픈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고, 전날 밤부터 기다린 고객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맛이 그대로 난다"라는 호평과 "너무 비싸다" "한국 입맛에 맞지 않는다"라는 혹평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특히 "미국보다 13% 가격이 저렴하다"고 밝힌 것과는 다르게, 미국은 주마다 가격이 달라 오히려 한국보다 더 저렴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미국에서 가장 비싼 버지니아주를 기준으로 "더 저렴하다"고 홍보하는 것이 소비자 기만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잡음은 있지만 초기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거네요? 

[기자] 

미국 3대 버거라는 유명세 덕분에 초반에는 인기를 끌 수 있어 보이지만, 꾸준한 소비자 관심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버거세트를 주문하면 2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경험 삼아 한두 번만 오고 안 오는 일회성 매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 오바마 버거로 알려진 '굿스터프이터리'도 맞은편 강남대로에 문을 열었었지만, 운영비 부담과 비싼 가격에 소비자 발길이 뜸해지며 문을 닫았습니다. 

파이브가이즈도 냉동 제품을 전혀 쓰지 않고, 감자 농가의 생감자를 들여오는 등 본사의 엄격한 기준을 맞추느라 품질과 메뉴 관리에 비용을 많이 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꾸준히 유인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한데, 본사의 허락 없이 자율적인 메뉴 개발과 마케팅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결국 김동선 본부장이 미국 본사와의 협상에서 운영의 자유도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여준상 /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 결국 소비자에게 새롭다는 느낌을 계속 주지 않는 한 브랜드에 대한 올드함이 느껴지고 대체 브랜드가 선택지에 등장하는 순간 점점 선택에서 멀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본사와 협상을 하면서 얼마큼 한국 지점만의 자유도를 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노력에 달려있다….] 

[앵커] 

브랜드 유치가 끝이 아니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말인데, 여기서 김동선 본부장의 경영 능력이 평가가 되겠군요. 

[기자] 

파이브가이즈는 김동선 본부장의 데뷔전입니다. 

이번 사업으로 성과를 내야지만 승계 작업이 한창인 한화그룹 내에서 김 본부장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어 보입니다. 

파이브가이즈 외에 이베리코, 와인 등 김 본부장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업이 여럿 알려졌었지만, "파이브가이즈를 제외한 사업은 소규모"라면서 버거 사업에만 집중해 줄 것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강남 1호점이 오픈하기도 전에 일각에서는 2호점이 여의도 '더현대'에 들어선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한화갤러리아 측은 "1호점 외에는 확정된 바가 없다"며 펄쩍 뛰기도 했습니다. 

[앵커] 

기업 오너 자녀들이 해외브랜드를 들여와서 자본력으로 손쉽게 돈을 번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어요? 

[기자] 

강남대로에만 쉐이크쉑, 슈퍼두퍼, 파이브가이즈 등 프리미엄 수제버거 집이 즐비합니다. 

공통점은 국내 대기업이 유치했다는 것인데요. 

해외 브랜드 입장에서는 기업의 규모가 크고 자사 브랜드를 잘 정착시킬 수 있는 현지기업을 찾고, 우리나라는 대기업으로 산업구조가 많이 편중되어 있다 보니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입니다. 

다만, 주로 승계를 앞둔 오너 자녀들이 기초부터 차근차근 사업을 키워나가는 것이 아닌, 해외 브랜드 유명세에 기대 성과를 내는 손쉬운 방법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황용식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대기업이 해외 유명 브랜드를 자본의 힘으로 끌고 들어온다는 인식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 기업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구나라는 인상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기업) 이미지 재고 측면에서 플러스되는 건 아니에요.] 

[앵커] 

신사업에 대한 이야기는 꾸준히 나오는데, 정작 갤러리아의 본업인 유통사업은 잠잠하네요? 

[기자] 

김동선 본부장은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며 문서상으로는 3대 주주까지는 올라섰지만, 본 사업인 유통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회사 안팎의 신뢰와 인정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앞서 자신이 TF에 참여했던 면세점 사업이 실패하면서 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 합병되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에, 백화점 등 유통 사업에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올해 4월 갤러리아가 신사동 부지와 건물을 사들이며 4년 만에 신규 투자를 공개했지만, 아직 어떻게 활용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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