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베트남, 임원들은 수원서…고민 깊은 삼성
SBS Biz 강산
입력2023.06.22 09:42
수정2023.06.23 09:26
삼성폰 생산기지 베트남…투자 관심
윤석열 대통령이 2박3일간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국빈 방문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현장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재계에선 베트남이 중국, 미국에 이은 3대 교역국으로 부상한 만큼, 4대 그룹 총수들이 현지 정·재계 관계자를 두루 만나며 미래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 기업과 가장 활발한 협력이 기대되는 기업은 삼성입니다. 삼성은 양국 수교보다 3년 앞선 1989년 삼성물산이 하노이에 사무소를 개소한 이후 베트남과의 두터운 관계를 다져왔습니다.
이 회장은 베트남 정·관계 인사들과도 두루 교류해 왔습니다. 베트남 내 삼성의 경제적 위상을 감안할 때 베트남 정부는 이 회장에게 대규모 투자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북부지역인 박린과 타이응우옌 등 두 곳에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하는 만큼, 이 회장의 사업장 점검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이건희 선대회장과 베트남을 방문한 이래 꾸준히 베트남에 들러 현지 사업을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이 회장이 베트남 출장길에 오를 때면 현지 언론은 "삼성의 왕자가 베트남을 방문한다"는 기사를 쏟아내곤 합니다.
'어려울 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는 이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현지에서 깜짝 투자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삼성 R&D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례적으로 해외 준공식에 참석한 것은 삼성이 베트남을 글로벌 수출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휴대전화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베트남 정부와 현지 투자와 생산 물량 등에 대해 협의를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프랑스 파리와 베트남 하노이 출장길에 오른 이 회장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장기 해외 출장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매년 7월 초 미국 아이다호주의 휴양지 선 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코 콘퍼런스', 억만장자 사교클럽에 이 회장이 모습을 드러지도 관심입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참석했지만, 2017년부터는 '국정농단 사건' 수사와 재판, 수감 등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내부선 임원들 '비상' 전략회의
이 회장이 회사 밖에서 세일즈외교에 집중할 때, 삼성 내부에선 비상대책회의가 한창입니다. 미중 패권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회의에는 특히 주요 해외 법인장 대부분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시작해 오늘까지 국내외 임원들을 불러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합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수원 사업장에서 모바일경험(MX) 사업부를 시작으로 21일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부, 22일 전사 등의 순으로 사흘간가 예정돼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하반기 경영 환경이 안갯속인 가운데 복합 위기 상황을 타개할 대책을 점검하기 위함입니다.
2분기도 반도체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파운드리 글로벌 고객사 확보 방안과 중장기 기술 개발 로드맵, 미래 시장 선점 전략 등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적자에 빠지는 등 크게 부진한 가운데 삼성은 인공지능과 로봇, 전장, 바이오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의 미래 투자와 M&A(인수합병) 밑그림이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반영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큰 고민이 수반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삼성의 M&A는 2017년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인수 이후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삼성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어떤 해법을 찾을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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