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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디지털 전환 움직임 가속화…소비자 체감은 '글쎄'

SBS Biz 지웅배
입력2023.06.16 11:12
수정2023.06.16 12:02


코로나19 이후 여느 산업과 마찬가지로 보험업계 내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됐습니다.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 편익을 위한 여러 조치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6일 보험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보험산업 디지털전환 설문조사(생명보험사 14곳, 손해보험사 16곳)'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인공지능이나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신기술을 도입한 보험사들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인공지능이나 클라우드 디지털기술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까진 각각 보험사 12곳(40%), 10곳(33.3%)에서만 활용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면서 22곳(73.3%), 20곳(66.7%)으로 늘어났습니다. 

일례로 교보생명은 지난 2020년 6월 고객의 각종 데이터와 실제 보험사기 내역 데이터 등을 비교·분석해 보험사기를 사전에 검출하는 인공지능 디지털 기술을 마련했습니다. 

그 외에도 활용되는 디지털 기술로는 '모바일기술(20→27곳)'이나 '사이버보안(20→23곳)', '가상 ·증강현실(3→7곳)' 등이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삼성화재 등의 보험사가 해외여행보험 고객에게 항공편 지연 사실 알려주는 서비스부터 대형 보험사엔 대다수 적용되고 있는 디지털 생체인증 같은 보안 서비스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와 함께 지난 2021년 7월 DB손해보험과 NH농협생명 등이 도입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텔레마케팅(TM) 가입 서비스', 지난해 12월 현대해상·교보생명·메리츠화재 등이 도입한 '보이는 TM 보험 가입 서비스'가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보험상품 가입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디지털 전환 시도라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지만,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아 온도차가 감지됩니다. 

지난 2021년 생명보험협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제공받고 싶은 기술로 '맞춤형 보험상품 설계'가 50.1%, '보험금 자동 청구 및 빠른 수령'이 약 40%에 달합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을 돕고자 금융당국과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디지털 서비스인 '보험다모아'는 출시된 지 8년이 다 되어 가지만, 보험업계의 '메기'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앞서 지난 4월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방안'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신상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그간 손보협회 등에서 운영했던 사이트는 국민들의 인식 또는 보험업계의 확산 노력이 부족해 이용도가 적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어느 분야보다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보험금 청구 역시 소비자가 병원에서 진단서 등을 떼서 보험사 팩스나 어플리케이션으로 보내야 하는 등 걸림돌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관련 법안이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 완전히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진 개정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여전히 많은 금융 소비자들이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체감하기 어려울 거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보험사들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 개발 중이라곤 하지만, 정작 이를 체감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보험을 가입할 땐 상품 특성상 약관 등 내용이 복잡해서 가입할 때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 피로해지기 쉽고 보험금을 청구할 땐 그 방식이 간편하지 못한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단계별로 소비자가 요구하는 시점에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고 청구를 간소화하는 디지털 기술이 추가돼 소비자들이 '쉬운 서비스'라고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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