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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떨어진 집값만큼만 책임…특례보금자리론 절반 '유한책임' 선택

SBS Biz 김성훈
입력2023.06.13 14:42
수정2023.06.19 10:51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홈페이지 화면. (출처=주택금융공사)]

하락세 속에 정책 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 이용의 절반은 집값 만큼만 대출 상환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형'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깡통주택'과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부실의 완충 장치로 '유한책임'을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4월까지 8.6조 '유한책임'…전체 55.5%

오늘(13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유한책임 특례보금자리론은 약 8조6천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기간 동안의 전체 공급액 약 15조5천억원의 55.5%로, 절반이 넘었습니다.  

유한책임 보금자리론은 차주의 상환능력에 문제가 생겨 경매로 담보 주택을 처분해 대출을 갚아할 경우 담보주택 처분에 의한 회수금 만큼만 대출금을 갚는 정책금융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3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집값이 2억5천만원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경매에 넘어간다면, 2억5천만원만 상환하고 나머지 5천만원은 상환 책임을 지지 않는 겁니다. 

집값이 대출가격보다 낮아져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면 대출자의 다른 재산까지 압류해 채권추심을 진행하는 '무한책임형'과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 1월 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역시 보금자리론과 마찬가지로 대출자가 신청시 유한책임을 선택할 수 있고, 대출한도는 5억원까지 동일하게 가능합니다. 

대출액 줄지만…집값 폭락 불안에 '선택'

2018년 5년 출시된 유한책임 보금자리론은 해를 거듭할수록 전체 보금자리론 공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 왔습니다. 

2020년 40%에서 2021년 48%, 지난해에는 64%까지 비중이 증가했습니다. 

소득 기준과 대출 한도를 늘린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올해에도 유한책임형은 초반부터 비중이 절반이 넘으며,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한책임형은 무한책임형과 달리 구입자금보증(MCG)을 이용하지 못하는 점 등으로 상대적으로 대출액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침체 흐름 속 추가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유한책임'에 대한 선호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됩니다. 

제도 활성화 추진…"결국 금융기관 부실 떠안기" 반론도
 

금리 인상 기조가 주춤해지고 대출 규제가 풀리면서 서서히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깡통주택과 역전세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깔려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주금공은 최근 유한책임 정책모기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한책임 주택담보대출 중장기 발전방안'이란 외부 연구용역에 착수했습니다.

연구과제는 유한책임 보금자리론이 채무자와 부동산시장 등에 미친 영향을 분석할뿐 아니라 금리 수준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요건의 적정성,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예상손실 규모 추정, 유한책임 보금자론의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주금공은 유한책임 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서민·실수요자 주거안정망 강화 차원에서 공급 비중을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주금공은 "지난해 보금자리론 평균 LTV가 58%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40% 넘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 않아 굳이 유한책임을 선택할 실익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매년 선택 비중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다만 일각에선 유한책임이 당장의 대출자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는 있지만, 결국 정책금융기관이 대신 리스크를 떠안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부실 완화 대책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 겸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대출 제도를 유한책임으로 가져가는 건 복지 측면에선 필요할 수 있지만, 활성화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때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서 국가경제에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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