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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계속 오르네"… 증권사들 부랴부랴 전망치 상향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6.13 11:40
수정2023.06.13 14:05


최근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을 넘어 1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라서는 등 꾸준히 반등세를 이어가자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시자에서는 국내증시에 대한 추가 상승 기대감과 고점 인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미국증시가 최근 강한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역시 하반기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증권사들이 전망치를 속속 높이고 있습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지수가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자 기존 코스피 밴드 전망치를 뒤늦게 상향 조정하고 나섰습니다. 

삼성증권은 올해 코스피 지수의 하반기 예상 등락 범위를 기존 2,200~2,600으로 내다봤다가 최근 2,350~2,750으로 상향했고 분기별로 계단식 상승을 거친 뒤 내년 1분기에는 2,500~2,8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종전 전망에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시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정책금리 경로를 둘러싸고 나타났던 극단적인 괴리가 5월 중순부터 빠르게 축소되기 시작했다"고 변경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나증권과 현대차증권은 당초 올해 코스피 상단을 각각 2,550과 2,570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2,700과 2,760으로 높인 상태입니다. 

실제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발 훈풍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반도체 종목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고, 여기에 증시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며 그간 억눌렸던 상승세가 힘을 발휘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KB증권은 코스피 지수 상단을 2,800에서 2,920으로 올려 잡았고 DB금융투자는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의 상단을 최고 3,000으로 제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화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강력한 물가 상승이 겹치며 인플레이션이 도래한 1970년대와 현재는 유사성이 높다"며 "과거 1970년대 미국 주가 지수가 직전 고점까지 올랐던 현상이 나타난 것처럼 코스피도 직전 고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근거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증권가 안팎에서는 지수가 오른 뒤에야 전망치를 조정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투자자들 앞에서 머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증권사들은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결정이나 국내 주요 업종의 업황 불확실성이 큰 탓에 코스피 밴드 전망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뢰도 저하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지수 전망을 아예 내놓지 않고 있고 개별 기업이나 산업군 분석에 집중하는 곳들도 적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이 시장(코스피 혹은 코스닥)을 사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상장된 종목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지수 밴드 전망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투자 조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종목과 업종 분석에 집중하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증권사 보고서가 매수 추천 일색이다 보니 이 부분 역시 문제로 지목받는 만큼 일정 부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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