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에 지갑 여는 중장년…10대 제치고 K팝 '큰손'
SBS Biz 문세영
입력2023.06.12 10:13
수정2023.06.12 21:33
[임영웅 (사진=임영웅 유튜브 채널)]
임영웅, 송가인 등 트로트 스타들의 인기에 힘입어 50대 이상 장년층이 K-팝 시장의 '큰손' 소비자로 부상했습니다.
오늘(12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 '2012-2022 모바일 음악콘텐츠 이용 시간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0~59세의 월평균 모바일 기기 음원 서비스 이용 시간은 19억8천만 분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19~29세(55억9천만 분)와 30~39세(43억5천만 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특히 통상 아이돌 그룹의 주 수요층으로 여겨지는 13~18세가 이용한 10억5천만 분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13∼18세는 2017년까지 20대에 이어 (음원 앱) 핵심 이용자층으로 자리해 왔으나 2017년부터 뚜렷한 이용 시간 감소세를 보였다"며 "지난해에는 50대가 13∼18세의 이용 시간을 상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연령별 이용 시간 증가율을 살펴봐도 50∼59세 전년 대비 172.0% 음원 앱 사용 시간이 늘었고, 60∼69세 역시 205.2%로 13∼18세(증가율 146.8%)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장년층들의 음원 이용 시간이 급증한 것은 지난 2020년 트로트 오디션 열풍 이후 장년층 팬들이 대거 K-팝 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임영웅을 필두로 김호중, 이찬원, 영탁 등 오디션 출신 트로트 가수들이 비단 트로트에만 머무르지 않고 발라드, 팝 록, 클래식 등 폭넓은 장르에서 활약하면서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장년층 팬들이 지갑을 활짝 열었습니다.
실제로 오늘(12일) 오전 10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톱 100' 차트에 임영웅은 신곡 '모래 알갱이'(7위)를 비롯해 '사랑은 늘 도망가'(8위), '우리들의 블루스'(11위), '다시 만날 수 있을까'(13위) 등 무려 15곡을 진입시켰습니다.
이외에도 '유튜브 음악 차트 및 통계'에 따르면 23주 차(6월 2일 ~ 6월 8일) 국내 유튜브 인기 뮤직비디오 1위 역시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였습니다.
팬덤의 '화력'을 측정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한터차트 기준 첫 주 판매량 역시 임영웅(110만장)은 물론, 김호중(68만장), 이찬원(57만장), 영탁(52만장) 등이 수십에서 수백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멜론에서 제공하는 가수와 ‘팬 맺기’ 기능에도 50대 이상의 팬 화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임영웅(52%)·김호중(66%) 같은 트로트 오디션 출신 가수와 팬 맺기를 한 비중이 절반이 넘었습니다.
이 밖에도 방탄소년단(BTS) 12%, 세븐틴 10%, 블랙핑크 12% 등 K-팝 아이돌 그룹도 10% 이상이 50대 이상이어서 장년층의 존재감이 나타났습니다.
K팝의 '양 기둥'으로 꼽히는 공연 시장에도 장년층의 활약이 보입니다.
예스24가 자체 집계한 연도별 콘서트 티켓 구매자 연령 데이터를 살펴보면 50대 이상 구매자 비율은 2019년 5.5%에서 지난해 9.7%로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지난해 예스24 콘서트 티켓 판매 상위 10위를 보면 NCT 드림(1위)과 NCT 127(2위)에 이어 임영웅(3∼4·6∼7·9∼10위)과 조용필(5위) 같은 장년층 관객이 많은 공연이 차지했습니다.
한편, 온라인 결제에 익숙지 않은 부모를 대신해 자녀가 예매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장년층 관객 비중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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