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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쌓인 자영업자 대출 이자상환 사실상 1년 더 유예

SBS Biz 오서영
입력2023.06.08 15:35
수정2023.06.08 21:35


코로나19 상황 속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가 오는 9월 종료됩니다. 

다만, 지난 3년 동안 누적된 이자에 대한 상환은 사실상 추가로 1년 더 유예됩니다. 

금융위원회는 8일 금감원, 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과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연착륙 상황 점검회의를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만기연장과 상환유예조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일시적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과 원금, 이자 상환 유예 지원 조치입니다.

지난 2020년 4월 시행 이후 6개월 단위로 연장돼 현재는 지난해 9월 5차 연장 때 발표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 연착륙 지원방안'에 따라 운영 중입니다.

금융위는 오는 9월 말 종료 예정인 상환유예 이용차주는 금융회사와 협의해 거치기간 1년을 부여하고 최대 60개월 분할상환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주성 금융위원회 정책총괄과장은 "오는 10월부터 이자 상환유예 차주는 원금에 대한 이자를 갚게 되는데, 상환 계획서에 따라서 차주가 (금융회사와) 협의해서 원금을 갚아나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 상황도 좋지 않아 유예된 이자는 지금 갚지 않고 거치기간 1년 동안 원금에 대한 이자만 내면 된다"며 "유예된 이자를 한꺼번에 갚으라고 할 수 없다"면서 거치기간 적용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금융위 "만기연장·상환유예 순조롭게 연착륙 중"
금융위는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 연착륙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동안 기존 만기연장과 원금상환유예를 이용하던 차주들은 모두 대출 이자를 납부해 왔습니다. 

금융위는 "지난 3월 말 기준 만기연장·상환유예 이용현황은 지난해 9월 대비 대출잔액은 약 15조원, 차주는 약 4만6천명이 감소했다"며 "자금여력, 업황 개선, 저금리 대환대출을 이용한 상환완료, 금융권 자체 채무조정, 새출발기금 등으로 순조롭게 연착륙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부실폭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만기연장·상환유예 전체 지원액 85조 3천억원 중 92%(78조8천억원)를 차지하는 만기연장은 오는 2025년 9월까지 이용 가능한 데다 차주들이 이자를 정상납부 중이어서 만기만 재연장(Roll-over)되는 것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만기연장 이용 차주는 지난 3월 말 기준 37만명으로 지난해 9월보다 3만9천명, 이용금액은 11조 9천억원 줄었습니다. 

전체 8%(6조5천억원)에 해당하는 상환유예 이용차주 중 6%(5조2천억원)에 해당하는 원금상환유예 차주들도 이자를 정상납부 중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실우려가 있는 이자상환유예 차주는 1천100명으로 이용금액은 전체의 2% 수준인 1조 4천억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원금상환유예와 이자상환유예 이용 차주도 지난해 9월 말과 비교했을 때 지난 3월 말 기준 각각 6천500명과 800명씩 줄었습니다. 이용금액도 2조 2천억원, 7천억원씩 줄었습니다.  

치솟는 연체율…오는 10월 '부실폭탄' 우려 커져
지난달 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천19조8천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보였습니다. 

특히 소득수준별로 연체율을 보면 저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1.2%로 집계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월 은행 연체율도 0.36%를 기록하며 지난 2020년 8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대치를 보인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0.37%로 0.2%p 뛰어올랐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 4월 연체율이 1년 전보다 0.12%p 올랐는데, 하반기에는 연체율 상승이 더 가팔라질 전망입니다. 

3년 넘게 원금과 이자 상환을 미뤄준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 여력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가운데 오는 9월 말부터 이들의 이자 상환이 정상화됩니다. 

금융위원회는 "상환유예 이용 차주는 3월 현재 금융회사와의 협의를 거쳐 98%가 상환계획서를 작성한 상태"라며 "향후 상환이 어려워진 차주의 경우 새롭게 금융회사와 논의하여 상환계획을 재작성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출 만기연장 조치는 오는 2025년까지 유지되고, 상환유예 조치는 오는 2028년 9월까지 5년 분할 상환 지원에 따라 금융회사와 차주가 자율 협약을 통해 상환해 나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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