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건설 IN] 정상화 갈 길 먼 쌍용건설…'9호선 공사비' 분쟁도 발목 잡네

SBS Biz 신성우
입력2023.06.08 13:07
수정2023.10.19 14:42

[앵커] 

국내시공능력 순위 33위의 쌍용건설, 지난해말 글로벌세아그룹이 회사 지분 90%를 인수하면서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됐습니다. 

인수 합병이 마무리되며, 길고 길었던 터널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암초를 만났습니다. 

삼성물산과의 지하철 9호선 공사비 분쟁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인데요. 

최근 나온 2심에서도 법원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의 결정과 공사비 분쟁 내용에 관해서 신성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신 기자, 공사비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공사, 구체적으로 어떤 공사입니까? 

[기자] 

2009년 시작해 2018년 말 준공된 9호선 공사입니다.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서 석촌역까지 약 1.5킬로미터를 연결하는 9호선 연장 사업인데요. 

도급액은 2천100억 원으로 삼성물산 54%, 쌍용건설 40%, 매일종합건설 6%로 공동도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주관사인 삼성물산이 먼저 공사 비용을 지출하면 나중에 공동도급사 들이 이를 정산해 주는 구조였는데요. 

공사가 한창이던 2014년 8월, 석촌 지하차도에 싱크홀이 발생하며 공사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싱크홀 복구 과정에서 비용이 추가 투입되며 도급액을 훌쩍 넘는 3천200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갔고 공사는 손실로 마무리됐는데요. 

삼성물산은 싱크홀 복구 과정에서 공사비가 크게 늘었다고 주장하면서 공동도급사들에게 손실 분담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앵커] 

추가 공사비 문제가 소송으로 까지 번졌죠? 

[기자] 

쌍용건설 측에서 추가 공사비 지급을 거부하자 2015년 10월 삼성물산은 약 381억 원의 공사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CG IN 현재 항소심까지 진행됐는데요, 항소심에서 법원은 쌍용건설이 삼성물산에게 추가 공사비 332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쌍용건설에서도 추가 공사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본 것인데, 다만 1심 보다 인정액이 줄었습니다. 

앞서 1심에서는 380억 원의 배상을 인정했는데요. 

삼성물산이 항소심에서 청구 금액을 기존 380억 원에서 520억 원으로 끌어올렸지만, 일부만 받아들여졌습니다. 

[앵커] 

항소심까지 진행됐다는 것은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나뉘고 있다는 것인데, 양 측의 주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쟁점은 싱크홀로 그만큼의 공사비가 추가 투입될 만했는가입니다. 

삼성물산은 싱크홀 사고로 추가 공사비가 1천억 원 넘게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반면, 쌍용건설은 추가 공사비가 투입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 정도의 추가 공사비가 투입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적공방을 통해 가려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에 이번 항소심에서 공사비의 소요를 두고 감정이 있었는데요. 

쉽게 말해 삼성물산이 주장하는 만큼 공사비가 들어갈 만했나를 확인해 본 것입니다. 

감정 결과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주장한 공사비 소요가 100% 증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같은 감정 결과가 항소심이 삼성물산의 추가 공사비 청구 금액 전부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쌍용건설은 공사원가율 은폐 의혹도 제기하고 있죠? 

[기자] 

쌍용건설은 추가 공사비가 투입될 것 같으면 공동도급사에 그때그때 알려야 하지만 삼성물산 측에서 늦게 알렸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공사원가율이 크게 뛴 것을 뒤늦게 알렸다고 설명하는데요. 

삼성물산 측은 이에 대해 은폐한 바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현재 양측 모두 판결문을 송달받지 못한 상황이라 항소심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인데요. 

앞서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 전 먼저 조정을 권했음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이번 항소심에서 1심 보다 배상액이 줄었다는 점에서, 또 쌍용건설은 1심 패배 후 항소심을 앞두고 법률 자문사를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바꾸는 등 승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분쟁이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법원까지 사건이 넘어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앵커] 

쌍용건설은 현재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부담을 더 떠안게 됐네요? 

[기자] 

글로벌세아에 인수된 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갈 길이 아직 멉니다. 

지난 1월 글로벌세아 그룹이 1천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면서 쌍용건설의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250%를 넘고 지난해 말 4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영업수익성 개선이 시급합니다. 

이 가운데, 재판 비용뿐만 아니라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추가 공사비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쌍용건설 입장에서는 뼈 아프게 됐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신성우다른기사
10억 로또 기대에 들썩...신혼·다자녀 2만명 몰렸다
"현금 물 쓰듯"vs."악마의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