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베일 벗은 애플 헤드셋…미래가 현실로?

SBS Biz 임선우
입력2023.06.07 04:16
수정2023.06.07 11:16


애플의 첫 혼합현실(MR) 헤드셋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C)에서 '비전 프로'를 공개했습니다.

비전 프로는 2014년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9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기기로, 1천명 이사의 개발자가 7년 넘게 개발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착용형 공간 컴퓨터’라고 지칭하며 아이폰 이후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애플이 선보인 '공간 컴퓨팅'은 현실 세계에 3차원 디지털 콘텐츠를 겹쳐 보이게 하는 증강현실(AR)의 확장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 간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은 세심하게 짜여진 발표 중에 ‘가상 현실’이라는 단어를 전혀 쓰지 않았다”고 주목했습니다.

비전 프로가 다른 기기와 가장 다른 부분은 현실과 디지털 세계 사이를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입니다.

오른쪽 상단에 있는 다이얼로 ‘몰입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한 쪽으로 끝까지 돌리면 디지털 콘텐츠를 제외한 배경이 완전히 가상 공간으로 펼쳐집니다. 또 반대쪽으로 스크롤하면 배경은 물리적 공간으로 대체됩니다.

구체적으로 12개의 카메라가 주변을 촬영한 입체 영상이 마치 안경을 쓰고 주변을 보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됩니다. 

애플에 따르면 이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 개발한 ‘R1’칩이 탑재됐으며, 덕분에 지연 시간은 12㎳(밀리초, 1000분의 1초)에 불과합니다. 이는 눈을 깜빡이는 시간의 8분의 1 정도입니다.

스타일러나 콘트롤러 등 외부 입력 기기는 없습니다. 대신 5개의 센서와 6개의 마이크가 사용자의 동작을 감지합니다. 사용자의 눈이 커서가 되고 손가락이 버튼이 돼, 물리적 동작이 디지털 콘텐츠를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쓴 체험기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놀랍도록 직관적이고 정확하게 손동작을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공간 컴퓨팅’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했고, 궁극적으로는 대부분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기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럼에도 3천499달러(약 457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과, 애플이 이번 신제품을 통해 AI 경쟁에 동참했을 것이란 기대가 깨지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지난 월가 분석가들이 애플 비전 프로에 시큰둥한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선두인 메타가 지난해만 10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가상현실 시장이 무르익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회의론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CNN은 “시장의 회의론이 틀렸다고 입증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건 애플일 것”이라며 “굉장한 고객 기반이 있는 애플의 진입이 헤드셋 업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임선우다른기사
日 혼다·닛산 합병 추진…中 맹공에 '적과의 동침' 고육책
[글로벌 비즈] 中 CATL, EV 배터리 교체소 '눈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