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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 실수에 상장폐지 대상 ETN 거래 중

SBS Biz 김기송
입력2023.06.04 13:38
수정2023.06.04 16:24

NH투자증권의 ETN이 투자설명서에 조기 청산 요건 약정을 빠뜨리면서 조기청산·상장폐지 사유를 충족했음에도 거래가 유지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늘(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9개 증권사가 발행한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 가운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가 발행한 상품이 모두 조기청산·상장폐지 절차를 완료했거나 절차를 앞두고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은 지난 2일 상장 폐지됐고, 나머지 5개사 ETN도 오는 7일 상장 폐지될 예정입니다. 이들 종목은 모두 장 종료 시점 실시간 지표 가치(iIV)가 1천원 미만으로 떨어져 ETN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국내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합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상승하면 일일 상승률의 2배로 수익이 나지만,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도 2배로 커집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최근월물 인도분 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1MMBtu(열량 단위)당 2달러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급락했습니다. 이에 레버리지 ETN의 지표가치도 연일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삼성증권의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실시간 지표가치가 1천원 이상을 유지해 조기청산 요건을 아슬아슬하게 피했습니다.

문제는 NH투자증권입니다. NH투자증권의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은 지난 2일 장 마감 당시 실시간 지표가치가 930원대로 떨어져 조기청산·상장폐지 사유를 충족하는데도 거래가 정지되지 않았습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상장 당시 실무자가 투자설명서에 조기청산 약정 내용을 빠뜨렸다"며 "투자설명서에 조기청산 관련 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한국거래소의 가이드라인이 작년에 내려왔고 그 이후 처음 발행한 상품이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이라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상품은 거래가 유지될 것"이라며 "투자자 피해는 없고, 만기까지 운용 시 지표가치 상승으로 수익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장 종료 시점에 실시간 지표가치가 1000원 미만인 경우 ETN을 조기 청산한다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은 2020년 7월 말부터 시행됐습니다.

NH투자증권의 실수로 거래가 유지된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만기는 2025년 10월입니다. 다른 증권사 ETN 투자자들이 만기 전 조기청산으로 평가손실을 확정하게 된 데 반해 NH투자증권 ETN 투자자들은 만기 이전에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거래소 측은 "투자자는 투자설명서를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증권사 실수로 투자설명서에 조기청산 관련 내용이 빠졌다면 거래소가 조기청산과 상장 폐지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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