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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에 400만원 넘는다"…'돈 버는 귀신' 애플 야심작 '시큰둥'

SBS Biz 임선우
입력2023.06.01 04:15
수정2023.06.01 10:51

[애플 로고.]

애플이 아이폰의 혁신을 이을 세대 기기로 꼽은 혼합현실(MR) 헤드셋이 내주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월가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현지시간 31일 보도했습니다. 

애플은 이달 5일부터 본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WWDC 2023)를 개최합니다. 

이번 WWDC의 가장 큰 관심은 애플이 애플워치 이후 약 10년 만에 내놓는 새로운 제품인 MR헤드셋을 공개할지 여부에 쏠려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분석가들은 MR 헤드셋의 초기 판매 전망에 대해 "보통의"(modest), "부진한"(lackluster) 등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애플의 헤드셋은 2024 회계연도부터 2028 회계연도까지 이 회사의 전체 연간 매출 중 최대 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처럼 월가의 반응이 시들한 이유는 여러 기업이 이미 뛰어들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아직 가상현실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메타의 경우 지난해에만 10조 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여전히 '구글 글라스'라는 새로운 버전의 증강현실 안경을 개발 중에 있을 뿐입니다. 

내부 전망도 어둡습니다. 

애플의 일부 경영진들이 제품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내고 있고, 이에 판매 예상치도 당초의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대폭 내려 잡았습니다. 

7년이 넘는 개발시간 동안 매년 1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쏟아부었는데도 불구하고, 필요하다면 손해까지 보고 파는 방안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는 점도 애플의 헤드셋에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마호니 자산관리의 최고경영자(CEO)인 켄 마호니는 "AI는 비즈니스를 변화시킬 것이지만, 애플은 이 분야에서 파트너가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AI 열풍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투자자들은 애플의 MR 헤드셋 가격을 약 3000 달러(401만 원)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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