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궁금해] 엔터주에서 제2의 에코프로 향기가 난다?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5.30 18:55
수정2023.05.30 18:58
에코프로를 필두로 한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요즘 개인 투자자들은 제2의 에코프로 찾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600%가 넘는 폭등세를 기록하며 증시 주도주로 급부상한 종목이었던 만큼 그런 싹이 보이는 종목을 잘 골라 담아둔다면 적지않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 텐데요. 이러한 분위기 속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K-엔터테인먼트주', 이른바 엔터주에서 제2의 에코프로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용히(?) 퍼지고 있습니다.
에코프로가 보여줬던 주도주의 삼박자(펀더멘탈, 수급, 업황)를 엔터주가 두루 갖췄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실제로 '엔터주'는 최근 한 달 새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수직 상승에 힘입어 하이브를 비롯해 JYP엔터테인먼트,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로 대변되는 4대 엔터주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서만 8조원 넘게 늘며 시총 합이 20조원을 넘었습니다. 적어도 투자적 관점에서만 놓고 보면 엔터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 전과 달라진 모습인데요. 엔터주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순히 K-콘텐츠의 인기와 중국 봉쇄 해제 바람을 타고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게 아닌, 구조적인 성장 영역에 진입한 하나의 산업 카테고리로 인정받으며 주가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시점에 다다랐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국내 엔터 4사가 기록한 합산 매출액이 8천900억원, 영업이익은 1천505억원에 이를 정도로 웬만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계열사에 맞먹는 실적을 거둔 게 단적인 예입니다. 과거처럼 특정 아티스트의 인기에 의존해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지 않고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에 체계적인 팬덤 관리, 굿즈와 플랫폼을 활용한 2차 수익, 여기에 글로벌 대형 레이블의 유통 경쟁력과 마케팅 기술이 결합돼 꾸준히 돈을 버는 회사로 탈바꿈했다는 뜻입니다.
대표적인 엔터사가 바로 JYP엔터입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시가총액은 2조원대였지만, 불과 일 년 만에 2배 이상 커진 4조원대 회사로 변모했습니다. 지난 1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퀀텀점프를 하더니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는 모습인데요. 증권가에서는 스트레이키즈가 월드 투어를 18회를 성공시키며 콘서트 실적을 견인했고 음반돟 트와이스와 엔믹스의 컴백으로 약 300만장이 판매되며 실적을 내는 엔터사라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줬다고 평가합니다.
여기에 이달 미국 걸그룹 A2K의 프로모션 콘텐츠 공개를 앞두고 서구권 시장에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JYP엔터의 몸값을 더욱 끌어올리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인데요. 이와 관련해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K팝의 미국향 음반·음원 수출 및 미국 내 공연 모객 수는 각각 미국 시장의 1%, 3% 수준에 불과해 상승 잠재력은 매우 크다"며 "현지화 아이돌 시장이 연착륙하면 국내 엔터사들의 미국 점유율은 음반은 최대 4~5%, 공연은 최대 7~8%까지 가파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하이브도 작년 주가를 짓눌렀던 방탄소년단(BTS) 군백기를 무색하게 만들며 성장스토리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캐시카우였던 BTS의 공백에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르세라핌, 세븐틴, 뉴진스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맹활약하며 9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고수익성 앨범 판매는 늘고, 원가율이 높은 공연 매출 비중이 줄어들면서 수익성도 견조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와이지엔터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쓸어담고 있는 엔터주에 이름을 올리며 실적과 성장세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대표 그룹 블랙핑크가 여전히 맹활약하고 있고,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콘서트가 실적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의 월드 투어는 회당 모객 수와 함께 로열티가 높아지면서 1·4분기 영업이익률 23%를 기록했다"며 "오는 3·4분기까지 진행되므로 2·4분기와 3·4분기 역시 수익성 호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에스엠의 경우 1분기 앨범 매출 부진과 경영권 분쟁 관련 비용이 발생해 이익률이 하락했지만 하반기 아티스트 컴백 라인업을 활발히 가동하며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NCT 도재정과 에스파의 성공적 컴백 속 샤이니와 NCT 태용의 컴백이 예정돼 있고 3분기 엑소와 NCT 드림, NCT의 완전체 외에도 유노윤호, 웬디, 온유, 키, 태연, 디오 등의 솔로 컴백이 계획돼 있습니다. 리오프닝으로 공연이 본격 재개되면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4세대 아이돌 그룹들로 세대교체도 성공한 만큼 K팝 시장 영토를 재차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엔터주가 2차전지주에 이어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성장산업 섹터로 재탄생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제 엔터주가 에코프로처럼 갈 주식이냐는 부분일 텐데요. 단순히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서 주도주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이들 엔터 기업들 주가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동시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야 주도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한 시대를 대표하는 종목이라는 상징성도 갖춰야 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엔터주가 주도주로서 최소한의 토대는 마련했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평인데요. 과연 개인 투자자들의 바람처럼 엔터주에서 제2의 에코프로가 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 꽤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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