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中 저가 공세에 밀려난 韓 전기차…아세안 점유율 회복 가능할까

SBS Biz 신성우
입력2023.05.30 17:40
수정2023.05.30 20:53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자료=연합뉴스)]

아세안(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10개국 연합체)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전기차의 점유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산 전기차의 비중은 지난 2019년 43.2%에서 2021년 8.2%로 급감했습니다.

불과 2년 사이 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은 것입니다. 수입액으로 따져도 약 5천600만달러에서 2천400만달러로 반토막났습니다.

아세안 전기차 시장은 아직 작지만,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입니다. 인구가 6억명 이상으로 많고, 정부의 탄소감축 의지가 강합니다.

실제로 아세안의 수입 전기차 시장은 2019년 1억3천만달러에서 2021년 3억달러로 2배 넘게 성장한 바 있습니다.

대한상의는 앞으로 아세안의 친환경차 시장이 연평균 47.5%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급감했다는 지표는 뼈 아픕니다.

中 전기차 점유율 46.4%…"가격 메리트 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한국 점유율이 감소한 자리는 중국이 메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19년 25.7%에서 2021년 46.4%로 급등했습니다. 2019년 한국에 밀린 2위에서 2021년 1위로 올라선 것입니다.

수입액으로 보면, 약 3천400만달러에서 1억3천800달러로 급등했습니다. 또 다른 경쟁국인 독일의 경우 2019년 1.3%에서 2021년 34.1%로 2위에 올라섰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아세안 국가들의 전기차 보급 의지는 큰 반면 국민들의 구매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메리트가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코로나 시기 중국이 아세안에 의료물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이나 지난 2021년 中-아세안 대화수립 30주년 기념 정상회의 등 양국 간 외교‧경제협력 분위기가 강화된 것이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역시 "국내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자리매김한 중국에 시장을 뺏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아세안 공략 박차 가하는 현대차…가격 경쟁력이 변수
중국에 밀리고 독일에 치이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아세안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아세안 지역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생산 거점을 구축했습니다. 아이오닉5, 싼타페, 크레타 등을 생산하며 연간 15만대 생산이 가능합니다.

또한,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내년 양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내와 아세안을 합친 아시아대권역을 신설하며 아세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조직을 통합해 국내사업본부의 역량을 동남아시아 공략에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를 전초기지로 활용해 아세안에서의 입지를 넓히려는 계획이지만, 가격이 변수입니다.

김필수 교수는 "아세안은 무조건적으로 저가 차량을 선호한다"며, "중국에 아세안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도 가격 메리트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현지에서 전기차를 만들어서 공급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아세안 시장 내 입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얼마나 전기차 현지 생산을 늘릴 수 있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신성우다른기사
원달러 환율, 트럼프 효과에 5.5원 상승…1천460.5원 마감
금감원 "MBK 검찰 이첩, 사실 아냐"…허위사실 유포 조사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