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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싸움에 카드사 등 터진다?…결국 부담은 소비자 몫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5.26 15:16
수정2023.05.28 09:57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 도입된 이후 '삼성페이 유료화'가 카드업계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애플페이가 제휴사인 현대카드에 수수료를 받는 것처럼, 삼성페이도 카드사에 별도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8월 삼성페이 출시 이후 1년마다 카드사들과 계약을 자동으로 연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더 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카드사들은 지난 10일 삼성전자로부터 '8월 10일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습니다. 매년 계약 내용과 바뀌는 부분이 없어 자동으로 계약을 연장하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전달된 바 없지만 사실상 수수료를 부과하려는 수순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페이가 카드사에 비용을 부담할 것이란 전망은 애플페이 도입 때부터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애플페이는 제휴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페이가 카드사들에게 직접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애플페이는 제휴사인 현대카드에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수료율 등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애플페이 국내 도입으로) 간편결제 시장 상황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상황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삼성페이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애플은 (카드사에) 유료화를 하고 있는데 삼성이 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삼성의 협상력, 브랜드 이미지도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수익을 내려는 측면보다는 기업적, 비즈니스적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삼성과 애플 간 경쟁구도 속 부담이 늘어나는 건 카드사입니다. 카드사가 삼성에 수수료를 부담하게 될지, 수수료율은 어느 정도일지 아직 결정된 바 없지만 비용이 추가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삼성페이와 계약을 맺고 있는 카드사들은 결제 건당 3원 가량을 생체인증업체에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직접적으로 가져가는 비용은 아니지만, 카드사 입장에선 이미 일정 수준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간 나가지 않던 비용이 지출됨으로써 카드사들은 '다른 영역'에서 비용절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다른 영역'은 고객 서비스와 상품입니다. 지난해 말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축소되고 이른바 '혜자카드'로 불리던 혜택이 좋은 카드 상품들이 자취를 감춘 것도 모두 카드사들이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결과였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서비스나 상품이 없어질 것이라고 단정짓긴 어렵지만 지금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서비스 등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소비자에게 수수료 부담을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혜자카드'가 줄줄이 단종돼 온 것에 비춰볼 때 이런 상황을 아예 차단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 입장에선 비용이 늘어남으로써 마진이 줄어들기 때문에 서비스 등을 일부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부분을 막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카드사마다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홍 교수는 "중소형 카드사의 경우 오히려 이 때를 기회로 삼아 더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전반적으로 서비스나 혜택을 줄이겠지만 그 안에서도 카드사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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