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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같은 공사…브랜드 따라 원가는 다르다?

SBS Biz 박채은
입력2023.05.25 17:45
수정2023.05.25 21:32

[앵커] 

주택 경기가 호황일 때 재건축이나 재개발 같은 정비사업은 건설사들이 앞다퉈 뛰어들던 알짜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주택 경기가 고꾸라지고 원자재값이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같은 사업지라도 건설사마다 공사비가 천차만별입니다. 

자세한 내용 박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양주시 삼숭구역 지역주택조합은 최근 현대건설과 체결했던 협약을 해지하고 쌍용건설로 시공사를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현대건설이 원재자값 상승을 이유로 3.3제곱미터당 507만 원이었던 공사비를 643만 원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는데 조합은 비용 부담에 500만 원대를 제안한 쌍용건설을 택했습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한양건설은 공사비를 더 낮춰 3.3제곱미터당 400만 원대를 제안했지만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1군 건설사를 중심으로 공사비 인상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재건축 조합의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고심은 깊어졌고, 재건축 수주를 꾀하던 중견 건설사는 몸값을 낮춰 시장을 공략 중입니다. 

[건설업계 관계자: 시공사마다 모든 자재에 따른 구입 가격이 다 다를 수가 있고, 또 브랜드 비용 그리고 회사의 수익률, 기타 경비, 잡비용들이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시공사마다 공사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1군 건설사들의 공사비 인상 요구로 시공사가 교체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공사비를 낮춰 제안한다고 무조건 시공사 선정이 되는 건 아닙니다. 

경기 성남 산성구역 주택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대우건설, GS건설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 조합이 계약 해지를 추진 중입니다. 

중견 건설사 KCC건설이 먼저 관심을 보였지만, 조합원들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선뜻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철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아파트 단지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측면이 있잖아요. 아파트의 부동산 가치를 생각했을 때 지금 잘 알려진 건설사 브랜드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고요….] 

올해 시공사 선정을 완료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대다수는 경쟁 입찰이 무산됐습니다. 

금리와 원자재값은 올랐고 미분양 우려는 커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알짜 지역을 제외하곤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지 않게 된 결과입니다. 

그 빈자리를 놓고 중견 건설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의 선택지 역시 예전보다 좁아지고 있습니다. 

SBS Biz 박채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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