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배기는 무슨 죄? 고의 보험사기…法 개정 '함흥차사'
SBS Biz 지웅배
입력2023.05.25 11:37
수정2023.05.25 16:30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5년 가량 경기도 광주와 성남 일대에서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대상으로 고의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과 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를 받는 20대 A씨가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임신한 아내와 두 살배기 자녀를 차에 태우고 보험사기 행각을 벌이던 A씨가 실제 고의로 사고를 내는 모습. (자료: 경기남부경찰청)]
#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 블랙박스 차량이 이내 곧 앞차를 들이받습니다. 한 20대 부부와 지인 일당은 37회에 걸쳐 진로 변경 차에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식의 보험사기로 1억6천7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냈습니다. 과정에서 운전자 A씨와 동승한 아내 B씨는 임신한 상태였고, 출산 이후에는 두 살배기 자녀를 차에 태운 채 사고를 내 합의금을 늘렸습니다.
이처럼 보험사기 수법이 교묘해지고 조직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가운데, 근본적 대책인 관련 법 개정안 통과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만 17개입니다. 이견이 적은 법안이지만 지난 2020년 6월부터 개정안이 계속 발의돼 3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계류 중인 상태입니다. 물론 최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처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역시 조만간 통과될 수 있단 전망도 제기되지만, 21대 국회 임기가 1년조차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는 와중에 보험사기 수법은 교묘해지고 조직화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경남 밀양시 소재 치과의원의 의사 B씨와 상담실장 2명 등 총 3명이 진료확인서와 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해 환자 29명에게 발급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타낸 보험금만 7천만원 가까이 달했습니다.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은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비슷하게 부산의 한 병원은 실손 보장이 안 되는 '미용 시술'을 행하고 실손 보장 대상인 '무좀 치료'로 청구해 3년간 보험금 2억원을 부정 수령하기도 했습니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에 관계된 인원만 병원 원장과 알선 브로커 5명, 환자 84명 등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액은 1조818억원에 달했습니다. 특히 유형별로 보면 사고내용 조작이 전체의 61.8%를 차지했고, 이중에선 앞선 사례 같은 진단서 위변조나 입원 수술비 과다청구 유형이 1년 전(1천835억원)보다 633억원(34.5%)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를 끼고 보험사기가 조직적으로 행해지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아울러 전문직 종사자나 보험 관계자도 개입돼 수법 역시 교묘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보험사기 집중단속에 나서고 하반기에도 단속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결국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경찰 수사도 의미가 없진 않지만 개정안에 보험금 환수 규정이 담겨 있어서 범행 동기를 줄일 수 있다"며 "시급했던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이 앞서 통과된 만큼 보험사기 관련 법 개정안 역시 빠르게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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