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무상감자로 돌파구?…매각 앞둔 KDB생명 '첩첩산중'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5.23 16:34
수정2023.05.23 17:53

다섯번째 '새 주인' 찾기에 나선 KDB생명이 무상감자를 추진합니다. 이달 말 본입찰을 앞두고 원매자 부담이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반전되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이달 말 KDB생명에 대한 본입찰을 진행합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 인수 당시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 설립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 PEF)가 보유한 지분 92.7%가 매각 대상입니다. 업계에선 현재까지 복수의 사모펀드사가 KDB생명 실사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매각을 앞둔 KDB생명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다음달 8일 주주총회를 열고 75% 비율로 무상감자 시행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상감자란 자본금은 줄이되 주주에게 아무런 보상은 하지 않는 것으로, 자산 자체엔 변동이 없습니다. 자본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로, 자본금 규모를 줄임으로써 회계상 손실을 털어내는 데 활용됩니다.
KDB생명 관계자는 "주당 가치 상향 및 이원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 감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달 주총에서 안건이 가결될 경우, KDB생명의 자본금은 기존 4천743억원에서 1천186억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무상감자는 회계상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고 자본도 줄어들기 때문에, 사실상 매각을 앞두고 원매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매번 매각이 성사되지 않는 만큼 산업은행 입장에선, 몸 값을 낮춰서라도 '일단 팔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동일한 자본을 투입해도 효과가 더 커지기 때문에 이전보단 (원매자) 부담이 줄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번 조치로 업계 안팎에서 6천억원대 안팎으로 알려진 KDB생명의 매각가도 더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원매자 부담이 줄어들더라도 큰 흐름이 달라지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 요건 심사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2020년 KDB생명 인수에 나선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현재도 복수의 사모펀드사가 실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당국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와 같은 기존 금융사가 나서야 당국의 심사도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으로 보험업권 분위기가 혼란스러운 데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만큼 지주사의 등장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KDB생명은 다음달 주총서 무상감자 결의안을 논의한 이후 구체적으로 정해진 일정은 없으며, 향후 매각 진행 상황에 따라 남은 절차를 이행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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