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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유럽서 '과징금 폭탄'…개인정보보호 위반

SBS Biz 임선우
입력2023.05.23 03:49
수정2023.05.23 07:06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유럽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역대 최대 과징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메타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12억 유로(약 1조7천1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당국은 또 메타에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이용자들의 관련 데이터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중단하고, 관련 데이터를 삭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유럽연합(EU) 내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부과된 것 중 역대 최고액입니다.

2021년 룩셈부르크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물린 7억4천600만 유로(1조600억원)의 1.5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당국은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미국과 EU 간 전송 합의를 무효로 했는데도 메타가 데이터를 계속 미국으로 전송해왔다며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메타 등은 EU와 미국이 2000년 유럽인들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규정한 '세이프 하버'(Safe harbor) 협정을 근거로 유럽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2015년 10월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들 기업이 프라이버시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며 이 협정을 무효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미국과 EU는 2016년 개인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미국으로 전송할 때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프라이버시 실드'(Privacy Shield)를 체결했지만, 2020년 7월 ECJ는 미 정부의 개인정보 감시 우려를 이유로 이를 다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미국과 EU는 지난해 국경을 초월한 데이터 전송을 위한 새로운 틀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아직 발효되지 않았습니다.

메타는 DPC의 결정에 대해 성명을 내고 "부당하고 불필요한 과징금에 대해 항소할 것이며 법원을 통해 집행정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메타는 DPC가 제시한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 미국과 EU 간 새로운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 협정이 발효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메타의 페이스북에만 적용되지만, 유럽인들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수천 개의 다른 미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언제든지 EU의 개인 정보보호 조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DPC 결정은 미국 정부에 메타뿐만 아니라 수천 개의 다국적 기업이 유럽인의 정보를 계속해서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협상을 완료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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