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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한경연 흡수로 4대그룹 가입?…"반갑지만 지금은 지나친 해석"

SBS Biz 박채은
입력2023.05.22 11:56
수정2023.05.22 16:25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경제연구원과 합병한다는 소식에, 지난 2016년 전경련을 탈퇴한 4대그룹이 연합회 회원으로 복귀할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경련은 지난 18일 '한국경제인협회'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면서, 산하에 둔 경제·기업 연구기관인 한경연을 흡수 통합해 조사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기업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글로벌 정책 개발과 대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적극 대응하는 '싱크탱크'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지난 2016년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은 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자 회원사에서 탈퇴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전경련의 수익은 크게 줄었습니다.

전경련이 강도 높은 혁신안을 내세우며 쇄신에 나선 모습을 놓고, 한경연 통합으로 4대그룹을 다시 가입시키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전경련 관계자는 "4대그룹 모두 한경연 회원으로 남아있지만, 회비를 납부하거나 따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통합 법인이 되더라도 합병법인 회원의 의사에 따라 탈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경련, '경제싱크탱크' 될까?…4대그룹 "결정된 바 없어" 

전경련 측은 4대그룹의 재가입에 대해 "희망하는 시나리오인 것은 맞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재계 반응도 비슷합니다. SK그룹 관계자는 "법인이 통합되더라도 한경연 회원사가 전경련에 꼭 들어간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SK의 전경련 복귀 여부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대차와 삼성. LG도 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밟을 절차도 겹겹이 남아 있습니다. 전경련은 5~6월 중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 명칭 변경 등의 안건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해당 과정에서 회원사들이 어떤 의사를 밝힐지도 미지수입니다. 또한 한경연 법인청산, 합병에 따른 인허가 절차 등 법인통합 과정도 거쳐야 합니다.

다만 전경련과 4대그룹을 둘러싼 요즘의 분위기는 이전 7년 동안과는 사뭇 다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방일 일정에 경제사절단을 꾸렸고 4대그룹 총수를 포함해 100개 넘는 기업이 함께 움직였습니다.

또 국민 소통 첫 프로젝트인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행사에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첫 주자로 나서면서, 4대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은 앞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경련이 정부 관계에 방점을 두고 회장, 사무국 중심으로 운영됐던 과거의 역할과 관행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전경련 쇄신의 성공 여부는 4대그룹의 복귀에 달려 있는 가운데, 4대그룹이 전경련 쇄신안을 바라보며 어떤 명분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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