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터질 게 터졌다"…증권사 채권 '짬짜미 거래' 싹 다 뒤진다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5.19 17:55
수정2023.05.19 21:31

[앵커]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온 채권시장 내 불공정 영업 행위에 대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증권사끼리 짜고 가격을 사전에 정해 놓는, 이른바 '짬짜미'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조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당 이득을 취하려고 미리 채권 가격과 물량을 짜고 거래하는 '통정매매'. 악화된 상품 수익률을 끌어올리고자 금융회사가 자사 펀드나 보유 계정으로 매매하는 '자전거래'.

증권사들은 그동안 신탁과 랩어카운트 등에 편입된 기업어음, CP 등의 채권으로 이 같은 부당한 거래를 공공연하게 해 왔습니다. 

채권을 매수한 쪽이 장부에 바로 기록하지 않고 잠시 중개인에 맡겼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결제하는 이른바, '채권 파킹' 거래도 관행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반대로 오르기 때문에 기관과 중개인이 금리 하락기에 추가 수익을 내려고 써오던 방식입니다. 

[채권운용업계 관계자: 중간에 딴 데다 (채권을 파킹할 목적으로) 냈다가 딴 데로 옮겼다가 갖고 오고 옮겼다가 갖고 오고 이러면, 무조건 중간에서 얘들은 매매하는 과정에서 마진도 많이 남고요. 고객은 모르는 마진이죠.]

금감원은 최근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 신탁과 랩어카운트 운용 실태 검사에 대대적으로 착수했습니다. 

또 손실을 만회하려고 장단기 금리차를 이용한 '채권 돌려막기'에 대해서도 집중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년 말 금리가 치솟으며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하자 증권사들의 짬짜미 거래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겁니다. 

금감원은 이같은 채권 거래가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심각한 행위라고 보고 조만간 일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조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SBS Biz 조슬기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조슬기다른기사
코스피 상장사 3분기 누적 영업익 155조 '역대 최대'
"이제 연금도 투자" NH증권, 퇴직연금 슬로건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