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포커스] 유한양행, ‘애증의 제넥신’ 왜 다시 샀나
SBS Biz 이광호
입력2023.05.19 14:51
수정2023.12.20 14:46

유한양행은 제약바이오 업계 내 3손가락 안에 꼽히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입니다. 지난해 1조8천억원, 올해 1분기도 4천4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그렇게 큰 덩치만큼 투자도 많이 하는데, 최근 공시된 유한양행의 1분기 보고서에서 독특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코로나 이후 쪼그라들기만 하던 제넥신 주식을 다시 사들인 겁니다.
2015년부터 투자…원금회수는 마쳐
유한양행이 제넥신 주식을 처음 사들인 건 2015년이었습니다. 당시 제넥신의 유상증자에 200억원을 투입했고, 경영참여 목적으로 공시됐습니다. 당시엔 항체융합단백질 치료제라는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투자였습니다.
실제로도 두 회사의 협업은 일부 성과를 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한 것이었습니다. 유한양행의 단백질 가공 기술과 제넥신의 플랫폼을 합친 성과였습니다.
이런 사업적 성과와 별개로 유한양행의 제넥신 투자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200억원 초기 투자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유한양행은 2018년 94억원어치 주식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오른 주가로 여전히 330억원의 주식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2020년 제넥신이 코로나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194억원어치 주식을 크게 매도했습니다. 그러고도 442억원어치 주식이 남았습니다. 4만원대 초반이었던 주가가 18만원대로 치솟던 시절이었습니다.
이후엔 좋지 않았습니다. 442억원의 남은 주식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2021년에만 235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141억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남은 주식의 가치는 67억원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이 시기 유한양행의 전체적인 투자 성적표도 처참했습니다. 단순투자 목적의 회사들만 추렸을 때, 2021년엔 66억원, 지난해 462억원, 올해도 1분기 36억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대부분 제넥신의 하락세가 유한양행의 전체 투자포트폴리오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데 한몫했습니다.
8년 만의 추가 투자…저점매수?
그랬던 유한양행이 제넥신의 주식을 다시 사들인 겁니다. 추가된 주식은, 21만3천여주, 투자금은 12억원입니다. 지난해 말 보유했던 36만주가 57만주로 늘었습니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초기 투자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첫 추가 투자입니다. 올해 초 있었던 제넥신의 유상증자에 일부 참여해 8만주가량을 받았고, 나머지 증가분은 무상증자로 주식만 받았습니다.
2022년을 4만원대로 출발한 제넥신이 쉼없이 떨어져, 현재는 1만원선도 위협받는 상황에서의 투자 결정입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한 주주로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제넥신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제넥신의 주가에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유한양행이 출자한 회사들 중 단순투자 목적의 회사는 26곳입니다. 그 중 6곳이 매일 주가가 변하는 상장사인데, 1분기 4곳에서 손실을 봤습니다. 가장 큰 손실을 안긴 회사가 -9억원의 네오이뮨텍, 그다음이 제넥신입니다.
이번 유상증자 참여가 유한양행의 코로나 투자 잔혹사를 깰 저점매수가 될지, 더 떨어지는 회사에 잘못 올라탔는지는 앞으로 주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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